세종대로… 서울역 1.55km, 나무-꽃 가득한 ‘도심 가로숲’ 탈바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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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 사람숲길’ 10개월만에 완공

서울시는 세종대로∼숭례문∼서울역을 잇는 1.55km 구간에 보행자를 위한 거리인 ‘세종대로 사람숲길’을 조성했다. 사진은 
서울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사이를 지나는 세종대로 양측의 공사 전(위쪽 사진)과 후의 모습. 공사 결과 보도 폭이 이전의 2배 
이상으로 넓어졌고 나무와 꽃이 많아졌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세종대로∼숭례문∼서울역을 잇는 1.55km 구간에 보행자를 위한 거리인 ‘세종대로 사람숲길’을 조성했다. 사진은 서울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사이를 지나는 세종대로 양측의 공사 전(위쪽 사진)과 후의 모습. 공사 결과 보도 폭이 이전의 2배 이상으로 넓어졌고 나무와 꽃이 많아졌다. 서울시 제공
서울의 중심부인 세종대로에서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1.55km가 보행자 거리로 탈바꿈했다. 덕수궁, 숭례문 등 문화·역사 명소들을 편리하게 오갈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고 남대문시장 등 인근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일대 차로를 줄이는 대신 보도를 넓히고 수목과 꽃을 배치한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사업을 지난달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7월 도로와 보도의 형태를 변경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올 1월에는 보행로를 임시 개통한 데 이어 지난달 말까지는 나무와 꽃을 심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도심에 넓은 보행공간이 새로 마련됐다. 보행공간의 면적은 1만3950m²로 서울광장(6449m²)의 두 배가 넘는다. 이를 위해 시는 ‘차로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왕복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고 보행로 폭은 최대 12m까지 넓힌 것이다. 이상국 보행정책과장은 “차로 축소를 넘어 수목과 꽃으로 가득한 ‘도심 가로숲’ 개념을 최초 도입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들의 통행 속도는 공사 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19년 평균 시속 21.7km이던 이 일대 통행 속도는 올 4월 평균 시속 21.6km로 나타났다. 교통량은 2019년 12월과 지난해 말을 비교하니 17.6% 줄어들었다. 시 관계자는 “이 일대를 단순히 통과하는 차량들이 다른 도로로 우회하면서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분석했다.

시는 세종대로 사람숲길 완성으로 이 일대를 찾는 시민들이 다양한 변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이 세종대로 일대를 막힘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숭례문을 둘러싼 보행로가 신설됨으로써 단절된 교통섬 같던 곳이 옆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둘이 나란히 걷기도 불편했던 북창동 보도와 덕수궁 대한문 앞 보도의 폭도 이전보다 2배 이상으로 넓어졌다.

넓어진 공간에는 나무가 늘었다. 숭례문 인근에는 소나무 22그루를 심었고 북창동에는 가로수길이 생겼다. 시의회 앞에는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함께 자리 잡았다. 나무를 심기 어려운 곳에는 이동식 또는 고정식 플랜터(나무 등을 심을 수 있는 용기)를 놓는 식으로 숲을 조성했다.

사람숲길이 완성되면서 덕수궁 등 역사·문화 명소에 접근하기도 쉬워졌다. 시는 ‘사람숲길 도보해설관광’ 코스를 개발해 이달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해설사와 함께 청계광장과 덕수궁, 숭례문, 서울역 일대 2.8km 거리를 약 2시간 30분 동안 걸으며 설명을 듣는 코스다.

지역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서울연구원이 시의 보행정책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보행로를 넓히거나 도로공간을 재편하는 사업을 진행한 뒤 대중교통 이용자는 8.6%, 유동인구는 25.7%, 일대 점포들의 매출액은 8.6%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미뤄 볼 때 북창동, 남대문시장 등을 찾는 시민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시의 생각이다.

시는 공사 마무리를 기념해 23일까지 온·오프라인 걷기 행사인 ‘세종대로 사람숲길, 봄을 걷다’를 진행한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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