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 얘기 좀 그만” vs “문제 제기마저 저격”

김지현 기자 입력 2021-05-05 03:00수정 2021-05-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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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與단톡방서 조응천 성토… “저쪽 이상한 사람들도 많이 보내
당 지지율 떨어지는 것 같아 답답”… 대화방 의원들은 별 대꾸 안해
趙의원측 “비판 공감대 넓어져”
“조응천 의원님, 문자폭탄 이야기 좀 그만하시면 안 될까요? ㅠㅠ”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초선·경기 안산단원을)이 민주당 의원 174명이 가입해 있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같은 당 조응천 의원(재선·경기 남양주갑)을 공개 성토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4일 논란이 일었다. 친문(친문재인) 열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

김 의원은 3일 오후 10시경 의원 단체 대화방에 “혁신과 쇄신을 이야기해야 할 때에 문자폭탄 이야기로 내부 싸움만 하고 있어서 너무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조 의원이 지난달 말부터 당내 강성 친문 지지층을 향해 “문자 행동을 하면 할수록, 위축되는 의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 꿈은 점점 멀어진다”고 문자폭탄 문제를 제기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이게 바로 보수가 원하는 프레임인데 도대체 왜 저들의 장단에 맞춰서 놀아 주냐”며 “문자폭탄을 보내는 사람이 친문 강성만이 아니고 저쪽(보수)의 이상한 사람들도 많이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내내 문자폭탄 이야기로 싸우고, 민주당 지지율 떨어지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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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그동안 줄곧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엄호한 대표적인 의원이다. 김 의원과 함께 친문 강경파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최고위원도 3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분들의 의사 표시는 당연히 권장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문자폭탄을 옹호하기도 했다.

조 의원을 겨냥한 김 의원의 글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당 의원은 “의원 전원이 가입해 있는 단톡방에서 동료 의원을 저격하는 글을 올린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문자폭탄을 보내는 사람들을 문제 삼아야지 문자폭탄의 문제점을 지적한 조 의원을 성토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조응천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조현욱 보좌관도 3일 저녁 CBS라디오에서 “문자폭탄은 처음 받아보면 사실 공포스럽다”며 “전화기가 꺼지는 수준”이라고 했다. 조 보좌관은 “조 의원이 4·7 재·보궐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좀 외롭기는 했다. 당내에서 목소리를 내더라도 메아리 같은 게 없었다”며 “그런데 선거 후엔 의원들 사이에서 반성론이 좀 많이 일었고 이제 같이 의견 표명, 혹은 공동행동을 할 수 있겠다는 의원들이 최소 두 자릿수는 된다”고 덧붙였다.

문자폭탄을 둘러싼 당내 내홍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자중을 당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해법으로 당원을 대상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윤리 강령 신설을 제안했지만 이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칫 당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막아버린다는 지적과 함께 강성 지지층의 대거 탈당 사태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현행 당 대표 선출 제도(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바꾸지 않는 한 소수의 열성 지지층 목소리에 당이 계속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문자폭탄#김남국#조응천#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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