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오늘 상속세 2兆 1차 납부… 주식 담보 포함 4000억 대출

서동일 기자 , 박희창 기자 입력 2021-04-30 03:00수정 2021-04-3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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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유산 사회환원]재계, 12조 재원마련 방안 촉각
고 이건희 삼성 회장(앞줄 가운데)이 2010년 가족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앞줄 왼쪽)과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앞줄 오른쪽)이 이 회장과 함께 걷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왼쪽)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뒷줄 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며 뒤따르고 있다. 삼성 제공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유산을 물려받게 될 삼성 일가는 총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국내외 기업인 중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천문학적인 규모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일가의 재원 마련 방안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3월부터 ‘무보수 경영’ 원칙을 지키고 있다. 공식적인 현금 수입은 삼성전자(0.7%) 등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에 따른 배당금이 사실상 전부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배당금으로 약 1200억 원을 받았다.

29일 재계 관계자는 “삼성 일가 각자에게 돌아갈 구체적 상속 비율이 밝혀지지 않아 개별적으로 정확한 상속세 규모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 유족이 삼성전자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주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 비율이 가장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막대한 금액의 상속세를 한 번에 내기에는 무리가 있어 제1금융권 은행 두 곳에서 각 2000억 원씩 대출을 받는 등의 방안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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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개인이 은행에서 수천억 원대 신용대출을 받은 전례는 없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게 신용대출을 한 은행은 본부 차원에서 최고 등급의 ‘여신(대출)심사협의체’를 열고 특별 승인 결정을 내렸다. 여신심사협의체가 특별 승인을 하면 은행 내부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금리, 대출 한도 등이 일반 대출 기준과 무관하게 결정된다.

이 은행은 이번 대출에 대해 보유 주식 등을 ‘견질(見質)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견질 담보는 은행 규정상 정규 담보로 인정되지 않는 것들을 담보로 잡는 경우를 뜻한다. 정규 담보와 마찬가지로 은행이 해당 담보에 대해선 우선권을 갖는다. 이 부회장은 제1금융권에서 모두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견질 담보로 개인에게 대출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삼성 일가는 일반적 의미의 개인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도 제1, 2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일가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6차례에 걸쳐 2조 원씩 상속세를 나눠 낼 계획이다. 상속세 납부 및 신고 기한인 30일까지 약 2조 원을 우선 납부하고, 남은 10조 원은 5년 동안 분납해야 한다. 5년 동안 연 1.2% 이자가 더해진다.

삼성 일가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역대급 특별 배당을 결정하면서 1조3000억 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았다. 하지만 특별 배당이 없는 해에 삼성 일가가 받는 정기 배당금은 8000억 원 수준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일가가 한 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을 통해 받는 배당금을 모두 합쳐도 2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며 “6년 동안 매년 2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큰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당장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계 일부에서는 장기적으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삼성생명, 삼성SDS 등의 지분 매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상속세 분할 납부에 따른 이자(1.2%), 올해 받은 신용대출의 원금 및 이자 등에 대한 부담도 작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가용 현금 및 신용대출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내년 혹은 후년부터는 상속세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SDS 등이다.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부회장이 기존 삼성생명 보유 지분(0.06%)을 비롯해 상속 지분 일부를 추가로 팔아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도 일부 지분 매각 후보로 점쳐지는 계열사 중 한 곳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 약 1조3000억 원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각각 3.9%(약 5570억 원)씩 보유 중이다. 삼성SDS 역시 삼성물산이 17.08%, 삼성전자가 22.58%의 지분을 각각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 등 삼성 일가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지배권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 일가는 이르면 30일부터 삼성생명 등 계열사별 특수관계인 지분 변경 공시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보유 지분에 대한 각각의 구체적 상속 비율 등의 윤곽도 조금씩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동일 don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박희창 기자
#상속세#삼성가#재원마련#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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