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이 살 준비가 안 됐지만…” 印尼 잠수함 침몰前 ‘작별의 노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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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명 전원사망 잠수함 일부 승조원
사고 몇주전 전출 상관 위해 합창
인니 해군 동영상 공개… 추모 물결

인도네시아의 침몰 잠수함 낭갈라함 승조원들이 사고 몇 주 전 ‘안녕’을 뜻하는 ‘삼파이 줌파’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26일 공개됐다. 인도네시아 군 영상 캡처
인도네시아의 침몰 잠수함 낭갈라함 승조원들이 사고 몇 주 전 ‘안녕’을 뜻하는 ‘삼파이 줌파’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26일 공개됐다. 인도네시아 군 영상 캡처
“당신을 그리워할 준비가 안 됐지만, 당신 없이 살 준비가 안 됐지만,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랄게요.”

53명을 태운 채 어뢰 훈련을 실시하던 중 침몰한 인도네시아 잠수함 ‘낭갈라’함의 탑승자들이 사고 발생 몇 주 전 함 내에서 부른 이별노래 동영상이 인도네시아를 울리고 있다. 이 잠수함은 21일 실종됐고 4일 후 침몰한 채 발견됐다.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26일 약 10명의 낭갈라함 승조원들이 함께 노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이 부른 노래는 ‘다음에 다시 만나요’ 또는 작별인사 ‘안녕’이란 뜻의 대중가요 ‘삼파이 줌파(Sampai Jumpa)’다. 이들은 함장 헤리 옥타비안 대령이 연주하는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전출되는 동료 잠수함 부대 사령관을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삼파이 줌파’는 유명 음악가 에릭스 소에캄티가 2015년 밴드 동료들과 만들었다. 그는 발리 동부의 외딴섬에서 앨범을 녹음하면서 만난 주민들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를 노래로 만들었다. 소에캄티는 인스타그램에 낭갈라함 대원들의 동영상을 공유하며 “땅으로 돌아올 운명이 아니라면, 천국에 그대들을 위한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사망자들을 추모했다.

인도네시아군은 잠수함이 실종된 해역을 수색한 지 나흘 만에 수심 838m 지점에서 세 동강 난 낭갈라함을 발견했다. 유족들은 “시신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고 절규하고 있지만 수심이 워낙 깊어 시신 회수나 인양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 잠수함#낭갈라#인도네시아 해군#삼파이 줌파#에릭스 소에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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