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스트라 백신 6000만 회분… 인도 등 다른 나라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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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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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모디 총리에 지원 약속
美“인도주의적 차원” 밝혔지만…中견제 쿼드 지원과 연계 가능성
美, 화이자와 백신 지재권 포기 논의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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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6000만 회분을 곧 다른 나라에 내놓기로 했다.

AP통신 등은 26일 미국이 수개월 내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토 절차를 거쳐 AZ 백신 6000만 회분의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이날 “미국은 백신 보유 포트폴리오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몇 달 내에 AZ 백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선택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의 백신을 사용하고 있으며 AZ 백신은 FDA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 중 1000만 회분은 FDA 검토 뒤 몇 주 내에 해외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밝혔다. 생산 중인 나머지 5000만 회분 역시 5, 6월에 선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달 캐나다와 멕시코에 백신 400만 회분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지만 이 같은 대규모 지원책을 내놓은 적은 없었다.

백악관은 AZ 백신을 어디에 공급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19 피해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인도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인도에 의료용 산소 및 백신 원료, 치료제 등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정치적 보답이나 거래의 대가로 팔에 주사를 놓는 게 아니다”라며 이번 해외 백신 지원이 정치적 고려 때문이 아닌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AZ 백신 공급은 ‘쿼드(Quad)’ 차원의 백신 지원 논의와 연계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의체로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7일 “인도 지원에 부정적이던 미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라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에서 과학과 인도주의가 아닌 지정학적 논리가 작용한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제약사 화이자와 AZ의 최고경영자(CEO)를 화상으로 만나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포기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조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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