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센터-스마트 수술실 구축해 첨단의료 구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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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단일공 로봇기기 도입… 세계 최초로 수술 500례 돌파
환자정보 등 스마트 패널에 제공… 의료진 동선 줄여 수술시간 단축

이대서울병원 의료진들이 스마트 수술실에서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스마트 수술실은 각종 의료기기 제어와 영상송출 등 한 자리에서 스마트 터치 패널로 조정할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 제공
이대서울병원 의료진들이 스마트 수술실에서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스마트 수술실은 각종 의료기기 제어와 영상송출 등 한 자리에서 스마트 터치 패널로 조정할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 제공

일반적으로 외과적 수술은 가장 최후의 치료법으로 여긴다. 진료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신 마취, 피부 절개 등 수술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환자의 치료에 더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과적 수술법은 환자에게 최소한의 상처만 남기면서 마취 상태를 최대한 줄이는 것으로 진보해 왔다.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은 동전 크기의 여러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로, 복강경 수술은 배꼽 하나만 뚫어서 수술하는 단일공 수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 가운데 가장 진보된 것이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집도의에게 일반 복강경 수술 대비 최대 10배로 확대된 수술 시야와 안정적인 수술 공간을 제공한다.

자유로운 로봇팔의 관절 운동으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 주변 장기 손상 및 출혈은 물론이고 수술 후 통증도 적어 일상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배꼽을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 로봇수술은 흉터가 거의 없어 젊은 가임기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센터장 문혜성 산부인과 교수)는 단일공 전용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SP’를 도입해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술 500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빈치SP로봇수술 장면. 이대서울병원 제공
다빈치SP로봇수술 장면. 이대서울병원 제공
다빈치 SP는 단 2.5cm의 절개만으로도 좁고 깊은 곳에 있는 수술 부위까지 접근해 수술할 수 있다. 특히 다빈치 로봇수술 기기 최초로 카메라에 손목 기능이 추가돼 기구와 카메라가 수술 부위 근처에서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로봇 팔끼리 충돌할 일이 적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산부인과 영역 외에도 비뇨의학과에서 국내 최초로 방광절제 및 인공방광대치수술, 대장암, 전립선암 수술을 성공하면서 단일공 로봇수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고 있다.

문혜성 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의료진이 쌓아 온 다양한 수술 노하우와 최신 장비가 유기적으로 더해지면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외과 등 다양한 임상과와 협업해 단일공 로봇수술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은 로봇수술뿐 아니라 ‘스마트 수술실’을 구축해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각종 복강경 시스템, 소작기, 기복기 등 의료기기 제어와 영상 송출 등 일련의 작업을 네트워크상에서 통합해 한 자리에서 스마트 터치 패널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집도의와 수술 종류에 따라 의료기기 설정을 미리 저장해 놓고 한 번의 터치로 설정 내용을 불러오는 프리셋 기능은 의료진과 환자별 맞춤형 수술 환경을 제공해 수술 전 준비시간을 줄이고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돕는다.

다빈치SP로봇수술 장면. 이대서울병원 제공
다빈치SP로봇수술 장면. 이대서울병원 제공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환자 의료기록 등 수술에 필요한 환자 정보를 별도 모니터가 아닌 수술 모니터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수술실 천장에 설치된 펜던트에 각종 모니터, 의료 장비를 설치해 의료진이 이동할 때 바닥에 걸릴 수 있는 각종 전선, 튜브 등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수술실 인원과 의료진의 동선을 최소화해 수술시간을 줄이고 수술실 내에서 의료진 이동 시 혹시나 있을 걸림 사고를 방지하며 불필요한 바닥 마찰, 먼지, 잡음, 오염을 최소화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 이대서울병원과 같은 ‘스마트 수술실’을 도입한 일본 한 대학병원의 수술 사례 2500건을 조사한 결과 연간 8일 이상의 수술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의 한 병원도 수술실 수를 8개에서 7개로 줄였지만 연간 수술 건수는 오히려 시스템 도입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스마트 수술실은 기존 수술실에 비해 수술 참여 인원 및 의료진의 동선 최소화로 집도의가 수술에만 집중하며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벽면에 설치된 블루 글래스가 의료진이 장시간 수술에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임수미 이대서울병원장은 “스마트 수술실은 환자 안전은 물론이고 치료 결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대서울병원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혁신적인 진료 시설과 시스템으로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첨단의학을 달린다#의료#의학#이대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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