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D―26]
吳 “단일후보 누가 되더라도 聯政”… 安 “우리 관계는 손흥민과 케인”
100% 여론조사 단일화, 19일 발표… ‘적합도’-‘경쟁력’ 문항 놓고 팽팽
최근 조사에선 0.1%P차 ‘초접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 공동 운영’과 100% 시민 여론조사를 통한 ‘19일 단일 후보 발표’에 합의했다. 서울시 공동 운영 방안은 “보수-중도 세력이 함께 서울시를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단일화 이후 보수와 중도 진영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 서울시 공동 운영 가능할까?
안 후보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와 정책협의팀 구성과 서울시 연립정부에 대해 공감했다”면서 전날 회동 결과를 전했다. 안 후보는 또 오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손흥민 선수에겐 해리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 선수와 동료 케인은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울 만큼 최고의 호흡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후보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큰 틀에서 서울시 공동 경영을 어떻게 할지 의견 접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양당이 구체적인 정책을 공유하는 게 믿음직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언급한 서울시 공동 운영은 자리를 나누는 방식의 단순한 인적 공유가 아니라 서로의 정책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두 정당의 전략 라인에서는 “서울시 공동 운영을 토대로 야권의 대선 플랫폼 마련까지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실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정치적 캐치프레이즈(구호)”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진보 진영 인사를 기용하는 방식의 ‘연정’을 시행했지만 실효성 문제가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은 이날 “단일화 패배의 보험이자 정치공학적 권력 나눠 먹기” “시민을 볼모로 한 ‘짬짜미’”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책을 적극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시도했던 연정과 달라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 여론조사 문구 놓고 막판 줄다리기
양측은 이날 2차 실무 협상에서 17, 18일 이틀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발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동안 안 후보 측은 100% 시민 여론조사를, 국민의힘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오 후보가 현실적으로 안 후보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협상 테이블에서 내리며 급물살을 탔다. 양측은 2개 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방식까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론조사 문항을 ‘적합도’와 ‘경쟁력’ 중 어떤 내용으로 할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은 또 비전 발표회 개최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두 후보가 각자 10∼15분 자신들의 정책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하는 방식이다. 양자 간 토론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토론을 원하는 오 후보 측과 토론을 최소화하려는 안 후보 측이 절충해 내놓은 방안으로 보인다.
단일화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8, 9일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 후보 간 0.1%포인트 차의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 후보 선호도에 대해 오 후보가 38.4%, 안 후보가 38.3%로 조사됐고,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오 후보 44.3% 대 박 후보 39.5%, 안 후보 44.9% 대 박 후보 37.0%로 두 후보 모두 박 후보에게 앞섰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치열한 접전 상황인 만큼 단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지층이 많이 응답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오차범위 내에서 결과가 나올 경우에도 전적으로 수용할지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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