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서울시 공동운영”… 與 “성공 사례 없는 구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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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D―26]
吳 “단일후보 누가 되더라도 聯政”… 安 “우리 관계는 손흥민과 케인”
100% 여론조사 단일화, 19일 발표… ‘적합도’-‘경쟁력’ 문항 놓고 팽팽
최근 조사에선 0.1%P차 ‘초접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왼쪽 사진)가 11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 사무실서 열린 국제협력위원회 
출범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운데 사진)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필승 결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오른쪽 사진)는 국회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주제로 보육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왼쪽 사진)가 11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 사무실서 열린 국제협력위원회 출범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운데 사진)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필승 결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오른쪽 사진)는 국회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주제로 보육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 공동 운영’과 100% 시민 여론조사를 통한 ‘19일 단일 후보 발표’에 합의했다. 서울시 공동 운영 방안은 “보수-중도 세력이 함께 서울시를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단일화 이후 보수와 중도 진영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다.

○ 서울시 공동 운영 가능할까?

안 후보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와 정책협의팀 구성과 서울시 연립정부에 대해 공감했다”면서 전날 회동 결과를 전했다. 안 후보는 또 오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손흥민 선수에겐 해리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 선수와 동료 케인은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울 만큼 최고의 호흡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후보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큰 틀에서 서울시 공동 경영을 어떻게 할지 의견 접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양당이 구체적인 정책을 공유하는 게 믿음직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언급한 서울시 공동 운영은 자리를 나누는 방식의 단순한 인적 공유가 아니라 서로의 정책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두 정당의 전략 라인에서는 “서울시 공동 운영을 토대로 야권의 대선 플랫폼 마련까지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실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정치적 캐치프레이즈(구호)”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진보 진영 인사를 기용하는 방식의 ‘연정’을 시행했지만 실효성 문제가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은 이날 “단일화 패배의 보험이자 정치공학적 권력 나눠 먹기” “시민을 볼모로 한 ‘짬짜미’”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책을 적극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시도했던 연정과 달라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 여론조사 문구 놓고 막판 줄다리기

양측은 이날 2차 실무 협상에서 17, 18일 이틀 동안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발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동안 안 후보 측은 100% 시민 여론조사를, 국민의힘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오 후보가 현실적으로 안 후보 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협상 테이블에서 내리며 급물살을 탔다. 양측은 2개 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방식까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론조사 문항을 ‘적합도’와 ‘경쟁력’ 중 어떤 내용으로 할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은 또 비전 발표회 개최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두 후보가 각자 10∼15분 자신들의 정책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하는 방식이다. 양자 간 토론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토론을 원하는 오 후보 측과 토론을 최소화하려는 안 후보 측이 절충해 내놓은 방안으로 보인다.

단일화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8, 9일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 후보 간 0.1%포인트 차의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 후보 선호도에 대해 오 후보가 38.4%, 안 후보가 38.3%로 조사됐고,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오 후보 44.3% 대 박 후보 39.5%, 안 후보 44.9% 대 박 후보 37.0%로 두 후보 모두 박 후보에게 앞섰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치열한 접전 상황인 만큼 단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지층이 많이 응답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오차범위 내에서 결과가 나올 경우에도 전적으로 수용할지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윤다빈 기자
#오세훈#안철수#서울시#공동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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