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 뻗으면 공이 걸려든다, KGC ‘가로채기 삼총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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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톱5 이재도-변준형-문성곤
상대 흐름 끊고 속공으로 연결… 팀도 지난달 선두까지 올라가
현재 5위 처졌지만 컨디션 회복 “휴식기 보약, 정상가동 준비 끝”

프로농구 KGC가 자랑하는 ‘뺏고 또 뺏는’ 농구의 주축 3인방 변준형, 문성곤, 이재도(왼쪽부터)가 리그 후반기에 더 영양가 높은 가로채기로 팀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안양=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프로농구 KGC가 자랑하는 ‘뺏고 또 뺏는’ 농구의 주축 3인방 변준형, 문성곤, 이재도(왼쪽부터)가 리그 후반기에 더 영양가 높은 가로채기로 팀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안양=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번 시즌 프로농구 KGC인삼공사는 ‘가로채기 왕국’으로 불릴 만하다. 21일 현재 KGC의 경기당 평균 팀 가로채기는 9.0개로 10개 팀 중 압도적인 1위다. 이 부문 2위 오리온(7.9개)보다 1개 이상 많다. 가로채기 랭킹 톱5에 KGC 선수가 3명이나 포진해 있다. 이재도가 경기당 평균 1.94개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1위였던 문성곤은 1.60개로 4위, 변준형은 1.52개로 5위다. 한 팀의 3명이 5위 안에 진입한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KGC 농구에서 가로채기 비중은 크다.

이 같은 팀 컬러의 중심에는 KGC 김승기 감독이 있다. 그는 뺏는 농구의 신봉자다. ‘터보 가드’로 불린 현역 시절 본인도 상대 팀 공을 가로채 속공으로 연결시키는 농구를 무척 즐겼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김 감독은 ‘5자 출사표’를 해달라는 주문에 ‘뺏고 또 뺏고’를 주창했다. 가로채기는 속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득점 성공률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상대 팀 사기를 단번에 꺾는 효과가 있다.

이재도는 “남들보다 체격이 왜소하지만 활동량으로 공을 뺏으면 된다. 상대가 두 걸음 갈 때 난 세 걸음 스텝을 밟으면 기회가 난다”며 “허훈(KT)은 힘이 좋고 빠르고, 이대성(오리온) 형은 움직임이 많고, 이정현(KCC) 형도 가로채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철저한 분석과 함께 ‘따라 가보자’는 일념으로 더 잘 빼앗으려 한다”고 말했다.

시즌 전 컵대회 현대모비스전에서 가로채기를 8개나 기록했던 문성곤은 큰 키(196m)와 긴 리치를 활용한 상대 가드 수비와 센터 도움 수비에 두루 능하다. 가로채기로 기록되진 않지만 패스를 터치아웃시킨다든가 패스 방향을 바꿔 범실을 유도하곤 한다. 변준형은 상대 공격 루트를 사전에 간파해 차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KGC는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사이다 같은 가로채기를 앞세워 선두를 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준형이 고열 증세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고, 문성곤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이재도 역시 체력 소모가 커져 끈끈한 수비가 흔들려 고전했다.

최근 올스타전 휴식기를 맞아 체력을 회복한 KGC는 시즌 후반기 들어 벼락같은 ‘날치기’ 재가동에 나선다. 16승 15패로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는 KGC의 최종 성적은 가로채기 삼총사의 번뜩이는 손끝에 달렸는지도 모른다.

선두 KCC, 팀 최다 12연승 타이


한편 선두 KCC는 21일 삼성전에서 74-70으로 이겨 2016년 이후 5년 만에 팀 최다 타이인 12연승을 내달렸다.

KCC 이정현(12득점)은 1점 앞선 경기 종료 5.4초 전 쐐기 3점슛으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KCC 데이비스(14득점, 11리바운드), 라건아(15득점, 6리바운드), 유현준(12득점, 5도움, 5가로채기)이 고르게 활약했다. 23승 8패를 기록한 KCC는 2위 오리온(18승 12패)과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KCC는 24일 안방인 전주에서 SK를 상대로 팀 최다 13연승에 도전한다.

안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gc#가로채기#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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