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체제로 ‘부활의 연주’ 꿈꾸는 KCO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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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독 김민 “내가 현악 이끌고 관악기가 함께하는 편성은
최수열 수석객원지휘자가 지휘”
해외 초청연주 취소 등 난관 뚫고 내달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

1980년부터 40년째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전 서울바로크합주단)를 이끌고 있는 음악감독 김민(왼쪽)과 올해 수석객원지휘자를 맡은 지휘자 최수열.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제공
1980년부터 40년째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전 서울바로크합주단)를 이끌고 있는 음악감독 김민(왼쪽)과 올해 수석객원지휘자를 맡은 지휘자 최수열.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제공
“지난해는 공연 날짜를 확보하기조차 어려워 그만하라는 뜻인가 싶었습니다. 단원들이 만류해 마음을 다잡았죠. 허허.”

누구나 힘들었지만 2020년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와 음악감독 김민(79·서울대 명예교수)에게 유독 가혹했다. 핀란드 지휘자 랄프 고토니의 지휘로 10회를 예정한 모차르트 교향곡 46곡 전곡 연주는 두 번을 끝으로 중단됐다. 해외 초청연주도 세 차례 모두 취소됐다.

올해는 2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신년음악회로 새 시작을 꿈꾼다. 올해부터 KCO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는 최수열(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지휘로 베베른 ‘느린 악장’, 쇤베르크 ‘정화된 밤’, 에스더 유가 협연하는 바버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수석객원지휘자 임명은 6년 전 기존의 ‘서울 바로크 앙상블’을 KCO로 바꾼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50년 동안 현악 단원들이 ‘서울바로크합주단’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2015년에 관악 연주자 8명을 영입해 ‘실내 오케스트라’로 확대했죠. 앞으로는 현악 위주로 연주할 때는 음악감독인 내가 이끌고, 관악기가 함께하는 편성은 수석객원지휘자가 지휘하는 투톱 체제로 꾸려나갑니다.”

이틀 뒤인 7일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그가 이끄는 하이든 스페셜 콘서트를 갖는다. 하이든의 교향곡 6, 39번과 협주곡들을 연주한다. 이틀 간격으로 투톱 체제의 전모를 선보이는 셈이다.

“최수열 지휘자는 지난 3년 동안 객원지휘에서 단원들과 교감이 좋고 음악에 대한 지향이 비슷했어요. KCO는 앞으로 청중이 비교적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현대곡들을 자주 연주하고자 하는데, 그런 쪽에 역량을 보여 온 점도 잘 맞았죠.”

KCO는 지난해 11월부터 1년간 서울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단체 개념)로도 활동 중이다. 3월 11일 피아졸라 콘서트, 7월 2일 하이든과 본윌리엄스, 차이콥스키 곡을 연주하는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그는 “롯데콘서트홀은 큰 홀이지만 대부분의 좌석에서 섬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공연장 측이 좋은 제안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단한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시리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면 재개하기로 지휘자 고토니와 합의했다. 시리즈가 끝나면 음반도 발매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물러간 뒤 음악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겠죠. 상처가 크게 남겠지만 새로운 가능성들도 열릴 겁니다.” 그는 변화 속에서 ‘김민 이후 KCO 100년을 이끌어나갈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머리가 복잡하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5일 콘서트 2만∼8만 원, 7일 2만∼6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부활의 연주#음악감독#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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