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도 조기발견 시 내시경 제거술로 완치… 정기검사 필수

한정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입력 2021-01-13 03:00수정 2021-0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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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가 조기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대신 위내시경으로 암을 제거하는 시술을 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제공
한정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종종 만나왔던 동창이 올해 국가 위·내시경검사 대상자라서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쉰 살이 넘은 기념으로 그의 검사 예약을 잡아 줬다.

나이 들어도 여전히 술을 잘 마시고 건강한 친구라서 ‘별 문제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내시경 검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위 중간에 한 눈에 봐도 암인 것을 알 수 있는 2.5cm 크기의 얇은 궤양이 보였다.

조직검사를 한 뒤 친구 부인에게 눈으로 보기에는 조기 위암으로 보이지만 주변으로 전이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일단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자고 했다. 다행히 CT 결과 궤양 주변은 깨끗했다.

직경이 2cm가 안 되면 고민할 필요 없이 수술 대신 위내시경 시술을 하겠지만, 크기가 조금 커서 고민이 됐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애매한 경우엔 대부분 위내시경으로 암 제거시술을 한다. 그 결과 점막이나 점막하층의 윗 부분에만 암이 침범하고, 림프관이나 혈관에 암 침범이 없다면 관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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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일본과 한국에서의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먼저 내시경절제시술을 하기로 했다. 아는 사람을 치료해야 하는 심적 부담이 있었지만 40분 정도의 내시경절제시술은 잘 끝났고 친구는 바로 다음 날 퇴원했다. 일주일 뒤에 나온 최종 조직검사에서도 점막에만 머물러 있는 암이어서 추가 수술 없이 정기적인 위내시경과 CT 검사를 받으면 됐다,

환자가 된 친구에겐 내시경 절제 뒤 최종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린 일주일이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친구의 아내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진료실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 이번엔 다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건강검진 위내시경을 받은 결과 위암이라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친구가 가져온 내시경 사진을 봤다. 크기가 4cm 정도 되고, 식도에서 위로 이어지는 부위에 암이 있어서 수술을 해도 위를 모두 제거해야하는 위치였다.

6개월 전부터 속이 종종 쓰렸고, 두달 전부터는 매일 아침 속이 쓰리고 아파서 위산억제제와 진통제를 달고 살았단다. 진작 검사를 하지 왜 그렇게 있었냐고 물어보니, 회사일이 너무 바쁘고 아이들도 대입 입시라서 가족 모두 정신이 없었단다. 아니나 다를까 CT를 찍어보니 암이 이미 위 벽을 깊숙이 침범했다.

위암 수술팀에 의뢰해 위 전체 제거수술을 했다. 최종 수술 결과 위벽의 침범과 주변 림프절로 전이가 여러 개 발견돼 수술 뒤 항암치료를 받기로 했다. 여섯 달 동안 항암치료를 했지만 두달 뒤 복수가 차올랐다. 그는 암이 재발해 결국 몇 달 뒤 사망했다. 그의 장례식장에서 앞서 내시경으로 치료한 친구와 죽은 사진 속의 친구를 모두 만나야 했다.

모든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다. 위암 발생률 세계 1위인 한국인은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위암이 조기 발견되면 위내시경시술로 간단히 완치될 수 있으며, 조금 진행한 위암도 복강경 수술을 하면 일상으로 금방 복귀할 수 있다. 몇 달이면 빠르게 암이 진행하므로 설마하면서 검사를 미룬 분들은 크게 후회를 한다.

되도록 가까운 의원에서 검사를 받고, 치료도 가까운 대학병원에서 받는 게 좋다. 지속적인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멀리서 받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수술 후 합병증이 생겨도 제때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정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헬스동아#건강#의학#위내시경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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