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소상공인 “중대재해법은 사업 접으라는 얘기”

김호경 기자 , 최혜령 기자 , 유성열 기자 입력 2021-01-05 03:00수정 2021-01-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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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단체 與野 찾아 제정중단 호소
“취지 공감하지만 사업주 과잉 처벌… PC방 음식점 등은 적용 제외를”
與, 이번주 처리 방침… 반발 커질듯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오른쪽) 등 5개 중소기업단체 대표들은 4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를 만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에 대한 입장문을 전달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사업주를 처벌한다고 건설 현장이 더 안전해지는 건 아닙니다. 문 닫는 업체들만 많아질 겁니다.”

4일 국내 중소 건설업체 A사 대표는 “중소 건설사들이 중대재해법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특성상 중소건설사의 사업주가 모든 현장의 안전을 일일이 챙기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고를 사업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산업재해 시 사업주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인 법이다.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주를 2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5개 중소기업 단체 대표들은 이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중대재해법 제정안을 완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99%의 중소기업은 오너가 대표인데, 최소 2년의 징역을 부과하는 건 사업하지 말라는 말”이라며 “기업인을 잠재적인 범법자로 내모는 중대재해법의 처벌 수위를 낮춰 달라”고 건의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중대재해법은 소상공인 운영시설에서 이용자가 사망하면 장사를 접으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PC방 음식점 목욕탕 등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법 적용을 제외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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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재계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처벌 수준이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사망 사고 시 사업주에게 2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보다 무겁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처벌 수위가 높은 편이다. 사망 사고 시 영국과 싱가포르의 처벌 수위는 2년 이하 금고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1년 이하 징역이다. 중대재해법은 법인에 대한 벌금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김 회장은 “산재를 제대로 예방하기 위한 논의가 우선돼야 하고, (중대재해법 제정이) 불가피하다면 반복적인 사망 사고만 중대재해법으로 다루고 기업이 의무를 다한 경우엔 면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기업인들을 만난 민주당은 “법안 내용을 수용성 있고 현실감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기업에 예상 외 책임을 묻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 국회에서 중대재해법과 생활물류법, 4·3특별법, 아시아문화중심도시법 등을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이날 단식을 시작한 데 이어 정의당 대표단과 의원단도 이날부터 5일까지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어 중대재해법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호경 kimhk@donga.com·최혜령·유성열 기자
#중대재해법#제정중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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