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웹툰 기반 영상콘텐츠’가 문화산업 이끌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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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문화투자시장 전망
넷플릭스 ‘K콘텐츠’ 해외서 인기, 국내 드라마 제작사 가치도 상승
네이버-카카오 OTT시장 수혜… 흥행성 검증된 웹툰 적극 활용
고평가 논란 BTS 소속 ‘빅히트’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주목해야

인터넷을 통해 개별적으로 즐기는 영상 소비 채널이 확대되면서 영상화가 용이한 웹툰 콘텐츠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금맥으로 자리 잡았다. 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맨 위 사진), 일본에서 인기를 모은 웹툰 ‘이태원 클라쓰’(중간 사진), ‘나
혼자만 레벨업’의 사례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넷플릭스·다음웹툰·장성락 추공 현군2018 D&C웹툰비즈 제공
인터넷을 통해 개별적으로 즐기는 영상 소비 채널이 확대되면서 영상화가 용이한 웹툰 콘텐츠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금맥으로 자리 잡았다. 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맨 위 사진), 일본에서 인기를 모은 웹툰 ‘이태원 클라쓰’(중간 사진), ‘나 혼자만 레벨업’의 사례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넷플릭스·다음웹툰·장성락 추공 현군2018 D&C웹툰비즈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영화와 공연 관련 산업이 극한의 불황 터널로 들어선 한 해였다. 반면 거리 두기가 기본사양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모바일 게임, 웹툰 등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기대 이상의 호황을 맞았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한 2020년 증시에서 문화산업 관련주가 겪은 희비의 궤적과 내년 전망을 짚어본다.

국내 영화관 산업의 대표주자인 CJ CGV는 감염 우려로 인한 관객 감소와 신작 개봉 연기의 악순환에 시달리며 고정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최악의 실적을 냈다. 올해 매출은 약 693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작 영화의 OTT 개봉으로 유통 시스템이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데다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극장 관람객 수는 상당 기간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는 연초 대비 24%나 내려앉았다.

24일 출시된 쿠팡플레이에 이어 내년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서비스를 개시할 OTT 관련 시장에는 훈풍이 불 조짐이 뚜렷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의 스튜디오드래곤 등 영상콘텐츠 제작사들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는 것. OTT 사업자들이 제각기 확보한 지식재산(IP)을 공유하지 않은 채 경쟁하는 ‘멀티 OTT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콘텐츠 수출이 갈수록 더 활발해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위트홈’은 미국과 유럽에서 호평 받으며 56개 국가의 인기 랭킹 10위 안에 들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인 수익성 평가가 선행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의 성공 경험은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웹툰 원작 작품으로 4분기(10∼12월) 드라마 라인업의 절반을 채운 스튜디오드래곤은 10월 네이버와 주식 교환을 통해 웹툰 IP 활용권을 상당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넷플릭스 방영으로 인기를 모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내년 상반기 방영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2’의 원작 웹툰을 연재한 카카오도 OTT 시장 변화의 영향권에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흥행성이 검증돼 투자 위험이 적은 웹툰 IP를 이용한 영상콘텐츠 제작의 선순환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의 온라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에서 월간 유료구독 매출 2억 엔(약 22억 원)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킨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발행사인 디앤씨미디어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4분기 매출은 1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픽코마의 급성장에 따른 수혜에 이어 내년에는 미국 웹툰 플랫폼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10월 코스피에 상장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고평가 논란과 함께 기존 주주들의 이익 실현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막대한 팬덤을 보유한 회사가 가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플랫폼 다각화에 힘입어 4대 엔터테인먼트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웹툰#영상콘텐츠#문화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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