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32년된 이창호 승률기록 뛰어넘다

정성택 기자 입력 2020-12-25 03:00수정 2020-12-2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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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6승 10패로 승률 88.37%
모두 본선 이상 대국서 이긴 성적
“심리적으로 더 강해진것 같다”
24일 이창호 9단의 바둑 최고 승률 기록을 갈아 치운 신진서 9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바둑계의 전설 이창호 9단의 승률 기록이 32년 만에 깨졌다. 신진서 9단(20)은 24일 올해 자신의 마지막 대국에서 승리하며 76승 10패로 승률 88.37%를 기록해 1988년 이 9단이 세운 88.24%(75승 10패)를 넘어섰다.

신 9단은 이날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백현우 2단(19)과의 대국에서 흑을 쥐고 11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대국은 60수 정도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70수가 지나고 신 9단이 승기를 잡으며 개시 2시간 만에 승리로 끝냈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 9단은 “대기록을 세워 기쁘다”면서도 “이창호 국수와 비교하지 말고 ‘올해 좋은 성적을 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바둑을 두다가 한번 무너지면 쉽게 회복하지 못했다. 요즘은 바둑이 안정적으로 변하면서 성적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 9단의 이번 기록은 한중리그를 비롯해 예선 대국이 거의 없이 국내외 대회 본선과 결승 대국에서 대부분 얻은 것이어서 더 큰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9단의 기록은 갓 입단한 만 13세 소년이 나래를 펼칠 때 각종 기전의 예선부터 참가하며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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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데뷔한 신 9단은 승률 상승세를 이어왔다. 데뷔한 해는 2패에 불과했지만 이후 승률을 60%대로 끌어올렸고 지난해 70%대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만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초 20연승을 기록하며 10월에는 91.94%까지 승률을 끌어올렸다. 그 과정에서 세계 기전인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국내 기전인 GS칼텍스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용성전 등 4개 기전에서 우승했다.

지난달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삼성화재배 결승에선 터치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의 악재가 겹치며 중국의 세계 랭킹 1위 커제 9단에게 2연패했다. 하지만 이후 12연승을 거두며 승률 90%를 오르내렸다. 신 9단은 올해 승률뿐 아니라 다승과 연승(28연승)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올해까지 승률 다승 연승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인공지능(AI)에 가장 가까운 바둑을 두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별명도 ‘신공지능’이다.

신 9단은 “바둑 둘 때 항상 자신감을 갖고 있는데 다른 기사에 비해 심리적인 면에서 나은 것 같다. 내년 초 응씨배 4강전이 열리는데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커제 9단에게는 도전하는 입장은 아니고 세계 1위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라고 본다”며 “기기 오작동 등으로 우승을 놓친 것은 꼭 설욕하고 싶다”고 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바둑#신진서#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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