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9일 종교계 단체들이 잇따라 검찰개혁 지지를 선언하는데 대해 거듭 칭찬의 목소리를 냈다. 또 검찰의 검사 술접대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언급하며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종교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검찰개혁을 외쳐주셨다”며 “무너지는 공정과 정의를 안타까워하며 검찰이 정의의 수호자 본연의 모습으로 회복하도록 자성을 촉구하는 종교인들의 엄숙한 시국선언에 다시 한번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앞서 지난 1일 천주교·개신교·원불교·불교로 구성된 종교계 100인 시국선언문 발표에 이어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개별 단체들이 연이어 검찰개혁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냈다.
이에 추 장관은 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울림은 진실과 비례하다는 것을 믿는다”며 시국선언에 참여한 천주교 성직자들을 추켜세운 바 있다.
추 장관은 이어 전날 라임펀드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검사 술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해당 검사들 중 1명만 기소 처분한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전날 검사 술접대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를 통해 지난 2019년 7월 18일 오후 9시 30분에서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서울 강남구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이 이주형 변호사, 검사 3명에게 술접대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술값 536만 원을 참석자 5명으로 나눴고, 오후 11시 이전에 귀가한 검사 2명을 제외한 검사 1명만 100만 원을 초과한 향응을 받았다면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다.
추 장관은 “검찰은 아직 응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이라며 “비상식적 수사 결론으로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응접대수수의혹을 받은 검사들의 접대 금액을 참석자 수로 쪼개 100만원 미만으로 만들어 불기소처분한 것에 민심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을 가진다. 그러나 이 의문에 그 누구도 답해주지 않는다”며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추 장관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견을 제기하는 것이기에 장관의 개입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제 한 후 “라임사건에 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 여름 한동훈 검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 등장한다”며 “지난 3월 한동훈과 이동재 사이의 대화를 담은 녹취록에 있는 내용처럼 총장은 남부지검장 송삼현을 따로 만나 라임사건 수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독려를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에 공개된 김 전 회장의 자필 편지에서 라임사건에 대한 윤 총장의 각별한 관심이 다시 등장한다”며 “한 검사장의 녹취록, 라임사건에 보인 윤 총장의 관심에 대한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비춰 보면 검사 술자리 접대를 말했던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의심스럽기보다 오히려 맥락상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임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윤 총장, 총장과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한 이주형 변호사. 이런 가운데 이 변호사가 데리고 온 특별한 검사들을 소개받는 김 전 회장”이라며 “과연 그 만남의 자리에서 김봉현은 그 검사들과 편하게 같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놀았을까. 그날 술자리 술값도 김봉현을 포함해 검사들과 나누어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러울까”라고 물었다.
추 장관은 “차별 없는 법치를 검찰 스스로 포기하고, 민주적 통제마저 거부한다면 과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누가 할 수 있을까”라며 “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금 검찰 스스로 국민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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