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투워드 부산’…세계가 부산 향해 1분간 고개 숙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1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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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오전 11시 전 세계가 부산의 유엔(UN)기념공원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부산 전역에는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렸고, 하늘엔 평화를 기원하는 에어쇼가 펼쳐졌다.

6·25전쟁에 참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을 추모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기리자는 의미로 전 세계인이 하나가 돼 이날 오전 11시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가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전몰장병 추모명비 앞에서 엄숙히 진행됐다.

부산시와 국가보훈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6·25참전유공자, 주한 외교사절, 유엔군 관계자, 정부 및 군 주요인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14회째인 행사의 주제는 ‘자부와 명예, Pride & Honor’.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22개 유엔참전국과 유엔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국민과 함께 추모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올해 첫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은 2007년 6·25전쟁 참전용사인 캐나다인 ‘빈센트 커트니’ 씨가 제안해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헌화 및 1분간 묵념, 참전국기 입장 등 추모식, 기념공연, 전사자 묘역참배 순으로 열렸다. 묵념 시간에는 블랙이글스 추모비행과 추모사이렌, 조포발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기념공연은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란 주제로 연주와 영상, 스토리텔링으로 꾸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참석하지 못한 해외 참전유공자와 후손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평화 메시지를 전한다.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 남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4년간 6·25전쟁 유엔 참전용사의 손녀 역할을 자처하며 전 세계에 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알려온 캠벨 에이시아(Campbell Asia·13)의 영상 편지를 게시했다.

부산 남구 주민이기도 한 캠벨 에이시아는 영상 편지에서 “6·25전쟁이 시작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많은 용감한 참전용사님들의 마음속에는 전투와 잃어버린 전우들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며 “그분들을 기리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자 영연방 현충일, 미국 제대군인의 날이기도 하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이 세계 평와의 중심도시, 나아가 국제사회의 공동 발전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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