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비핵화 협력 공백없이 진행”… 美대선 혼란기 ‘안보 불안’ 잠재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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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안보실장 화상회의
서훈 “북미대화 노력 재개” 강조… 北엔 ‘도발 말라’ 경고 메시지도
여권은 대북정책 작동 안될까 우려

미국 대선이 대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 안보 사령탑이 6일 화상회의를 갖고 “미국의 대선 상황과 관계없이 3국 간 외교안보 협력이 공백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시사하며 권력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보 리스크’를 막기 위한 삼각협력 체제를 정비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며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대북 관여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했다.

서 실장이 안보실장에 취임한 7월부터 추진돼 온 3국 안보 사령탑 화상회의가 미 대선 사흘 후 전격 성사된 배경을 두고 가중되는 미국 내 혼돈 양상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등 대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날 ‘남북생명공동체 실현과 평화경제 학술포럼’에서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의 의중을 탐색하기 위해 한반도에 인위적인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3국 안보실장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3자 대면 협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11월 방한 등 기존 외교 일정들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이날 방한한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과 만나 “미국 국내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한미 간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미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북-미 대화 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한 구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와 관련해 “우리 측은 미국의 대선이 종료된 만큼 북-미 대화 노력이 조기에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제주포럼 영상 기조연설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자적 평화체제야말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반드시 필요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북-미 대화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전제로 “미국 국내 문제를 다루다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 사실상 대북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지선 기자
#한미일 nsc 회의#2020 미국 대선#안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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