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사는 세상’ SF로 만나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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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 ‘SF축제’
영상-웹툰-소설 분야 우수작 선발
작가와의 대화-게임 체험 등 행사

올해 SF2020은 직접 방문하는 대신에 ‘마인크래프트’ 속에 정교하게 구축된 국립과천과학관을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과천과학관 제공
올해 SF2020은 직접 방문하는 대신에 ‘마인크래프트’ 속에 정교하게 구축된 국립과천과학관을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과천과학관 제공
어른들의 꿈이 더럽혀진 세상. 사람들은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꿈을 진공 포장한 팩 음료를 마셔야만 한다. 13세 이하 어린이들이 간밤에 꾼 꿈을 추출한 것이다. 주인공은 불면증 때문에 추출할 꿈이 부족해 ‘기능을 못한다’며 비판받는다. 이연지 감독(26)의 과학소설(SF)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불면증 소년’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꿈을 공급받아야 하는 미래 세상을 그렸다.

불면증 소년은 이달 5일 경기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제7회 SF어워드’ 시상식에서 영상 부문 대상을 받았다. SF어워드는 매년 발표되는 SF 콘텐츠를 심사해 분야별로 수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SF 시상식이다. 영상 분야는 2014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를 다룬 SF 영화들이 수상해왔다. 성균관대 영상학과에 재학 중인 이 감독은 이번 작품이 입봉작이다. 이 감독은 “아이의 꿈에 기대 살아가는 어른을 다룬 세상에 아침잠이 많던 제 경험을 녹였다”며 “SF 영화는 어떤 소재든 다룰 수 있어 자유로운 전개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천과학관은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SF어워드 등을 비롯해 시민들이 SF를 통해 미래 사회를 만나볼 기회를 제공하는 SF 과학축제 ‘SF2020’을 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서는 최근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SF콘텐츠 어워드와 영화상영회, 게임 체험, 과학자와 SF 작가 토론회 등이 잇따라 열린다.

SF어워드는 영상 외에도 장편소설, 중단편소설, 웹소설, 만화 및 웹툰 분야에서 SF 콘텐츠를 선정해 분야별로 우수상 3편을 선정하고 이 중 대상 1편씩을 선정한다.

올해는 장편소설 분야에서 이경희 작가의 ‘테세우스의 배’가, 중단편소설은 김지현(아밀) 작가의 ‘라비’가 대상으로 뽑혔다. 웹소설은 성재효(흉적) 작가의 ‘피자 타이거 스파게티 드래곤’이, 만화 및 웹툰 분야는 양찬호(마사토끼) 작가와 이영주(아수라) 작가의 ‘왓치가이’가 대상을 받았다. 이지용 SF어워드 심사위원장은 “AI는 SF에서 많이 등장하는 소재이긴 하지만 올해는 유독 AI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았다”며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과학관을 방문하지 못해 아쉬운 어린이를 위해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 속에 비행접시 모양을 본뜬 과천과학관 본관 건물부터 야외전시장에 마련된 나로호 모형까지 그대로 옮겨놓은 지도도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게임 속 과학관 곳곳에 존재하는 로봇들과 게임을 진행한다. 사람을 닮은 안드로이드 사이에 숨어 있는 인간 캐릭터를 찾고 로봇의 도움을 받아 농작물을 재배하는 게임을 통해 AI로 작동하는 로봇과 함께 살아갈 미래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SF소설 속 주인공이 돼 인류의 운명을 끌어가는 SF스토리체험도 모바일 서비스로 제공된다. SF소설의 중요한 단계마다 사용자가 선택하면 그에 따라 다른 결과로 전개되는 인터랙티브 방식이다.

이번 축제 기간 중 과천과학관 대형 주차장은 500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자동차극장으로 탈바꿈한다. 평일은 오후 7시 반부터, 주말은 오후 6시 반부터 AI를 주제로 한 영화를 상영하고 과학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SF시네마토크’가 열린다. 과학자와 SF 작가가 AI와 외계생명체의 현재와 미래를 놓고 토론하는 ‘SF포럼’과 SF 작가와 1 대 1로 대화를 나누는 ‘SF상담소’는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과 유튜브로 진행된다. 이정모 과천과학관장은 “앞으로 다가올 과학기술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은 SF 콘텐츠”라며 “미래 과학기술을 재미있고 흥미롭게 체험하는 상상력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기자 shinjsh@donga.com
#국립과천과학관#영상#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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