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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맏이보다 막내가 위험성 높은 경영활동에 더 많은 투자 성향

입력 2020-10-21 03:00업데이트 2020-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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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조지아대 정승환 교수팀 분석
‘형제자매 간 경쟁’ 진화론 응용… 늦게 태어난 자녀가 위험 선호
자녀들은 부모의 관심을 더 많이 받기 위해 각자 다른 행동 전략을 취한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에게서 더 큰 관심과 투자를 받는 맏이나 둘째는 불필요한 기회나 위험은 굳이 선택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인다. 반면 막내에 가까울수록 부모의 투자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늦게 태어난 자녀일수록 부모의 관심과 투자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조정하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선호하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진화론에선 이를 ‘형제자매 간의 경쟁(sibling rivalry)’이라고 부른다.

미국 조지아대 정승환 교수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이 진화론을 응용해 경영자의 출생 순서와 기업의 위험성 높은 투자 활동 간의 관계에 대해 살펴봤다. 구체적으로 1999년에서 2015년 사이 상장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던 소위 재벌가(家)의 자손 71명을 대상으로 출생 순서가 늦은 경영자일수록 위험성 높은 경영 활동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실증 분석 결과, 맏이에서 둘째로 혹은 둘째에서 셋째로 CEO의 출생 순서가 늦어질수록 위험성 높은 투자 활동이 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EO가 유년기에 형제간 겪었던 갈등이 클수록 위험 선호 성향이 확고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했다. 그래서 연구팀은 CEO 자신과 가장 가까운 형제자매와의 나이 차이가 유년 시절 형제자매 간 경쟁의 정도를 나타낸다는 이론을 세웠다. 터울이 작은 형제자매는 한정된 자원과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 것이다. 실증 분석 결과, 터울이 작은 CEO의 경우 CEO의 출생 순서가 늦어질수록 위험성 높은 투자 활동은 3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이 터울이 큰 CEO의 경우 CEO의 출생 순서가 한 단위 늦어질수록 위험성 높은 투자 활동은 9%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CEO의 형제자매가 다른 기업의 CEO로 재직하는 경우 여전히 형제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실증 분석 결과, 표본의 37%에 해당하는 CEO들의 형제가 다른 기업에서 CEO로 재직 중이었다. 이들의 경우 출생 순위가 한 단계 낮아질수록 위험성 높은 투자 활동은 3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CEO 중 형제가 없는 경우, 출생 순위가 한 단계 낮아져도 위험성 높은 투자 활동은 15%에 그쳤다.

본 연구는 경영자의 출생 순위가 그의 위험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준다는 실증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경영자가 리스크에 대해 갖는 태도는 형제자매와 성장하면서 갖게 된 고유한 특성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정리=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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