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로 옮겨온 ‘거리 낙서’ 전세계 매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롯데뮤지엄 바스키아 회고전
회화 등 150점 국내 최대 규모
작품 보험 가액만 1조원 달해
28세 요절한 불꽃같은 예술혼… 시대 뛰어넘어 관객들과 소통

장미셸 바스키아의 사망 1년 전 작품 ‘Victor 25448’(1987년). 모잠비크 출신 재즈 가수 알 볼리의 ‘Little Old Lady’의 레코드판 일련번호를 차용했다. 1980년대 재발매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앨범을 바스키아도 소장했다.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프로필 사진: ⓒDmitri Kasterine. All Rights Reserved. Artwork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장미셸 바스키아의 사망 1년 전 작품 ‘Victor 25448’(1987년). 모잠비크 출신 재즈 가수 알 볼리의 ‘Little Old Lady’의 레코드판 일련번호를 차용했다. 1980년대 재발매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앨범을 바스키아도 소장했다.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프로필 사진: ⓒDmitri Kasterine. All Rights Reserved. Artwork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국제미술 최전선에 있는 조형 언어가 궁금하다면 이 전시를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전시는 예술 마니아들이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은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8일 개막한 ‘장 미쉘 바스키아―거리, 영웅, 예술’전 이야기다. 전시는 미국 뉴욕 출신 예술가 장미셸 바스키아(1960∼1988)의 회화, 드로잉 등 15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 보험가액 1조 원, 전시장 보험료만 5억 원에 달하며 바스키아의 국내 전시로는 최대 규모다.

○ 세계 관객 사로잡은 슈퍼스타
장미셸 바스키아
ⓒDmitri Kasterine. All Rights Reserved. Artwork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장미셸 바스키아 ⓒDmitri Kasterine. All Rights Reserved. Artwork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바스키아는 이미 ‘20세기를 대표할 작가’로 기록되며 전 세계를 매혹하고 있다. 2017년 영국 런던 바비컨센터 회고전은 미술관 사상 최다 관객(약 22만 명)이 들었다. 2019년 프랑스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 전시도 그해 파리 최다 관객(67만6503명)을 기록했다. 같은 해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의 ‘바스키아 인 저팬’전은 국내 팬도 바다를 건넜다.

무제(Bracco di Ferro), 1983, 182.9×182.9cm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무제(Bracco di Ferro), 1983, 182.9×182.9cm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국내 전시도 개막 첫 주말 사전 예약 티켓 대부분이 매진됐다. 9일 오전 찾은 전시장에서는 개관 전부터 줄 선 관객을 볼 수 있었다. 특히 10∼30대 관객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이는 그가 1980년대 뉴욕의 대중문화를 흡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바스키아는 거리에서 그라피티로 활동을 시작했고, 거리의 언어를 캔버스로 옮겨 스타가 됐다. 개념에 갇히지 않은 폭발적인 언어는 시대를 뛰어넘어 21세기의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가수 비욘세와 제이지 등 유명 연예인이 그의 팬을 자처한다.

○ 생생한 충돌의 언어

Untitled (Yellow Tar and Feathers), 1982, 245.1×229.2c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Untitled (Yellow Tar and Feathers), 1982, 245.1×229.2c ⓒ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 York
전시는 바스키아의 작품 세계를 보기에 아쉬움이 없을 만큼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초반에는 바스키아의 ‘SAMO’ 그라피티 사진이 보인다. 무작위의 벽에 스프레이 캔을 들고 쓴 글귀는 그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주변 맥락 속에서 시각 언어를 만들어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 ‘Old Cars’ 등의 작품으로 거리의 언어가 캔버스로 옮겨진 과정을 볼 수 있다. 때 묻은 흔적, 상반된 형태의 충돌, 완성되지 않은 문장은 작품이 무한정 발산하도록 만든다. ‘A’ 등의 알파벳을 배치하는 등의 표현을 바스키아는 ‘눈으로 하는 랩(Eye Rap)’이라고 말했다.

바스키아가 20세기 대표 작가로 꼽히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1980년대 미국은 개념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 예술이 대세였다. 시각 언어를 최소화한 것이 ‘미니멀리즘’이라면 바스키아는 그 후 부상한 ‘신표현주의’의 출현을 예고했다. 내년 2월 7일까지. 1만∼1만5000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바스키아 회고전#롯데뮤지엄#장 미쉘 바스키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