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과 억새, 코스모스… 백마강 가을정취 즐기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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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부여대교∼중정 배수장
억새와 어우러진 노을 연중 최고”
백제대교 인근 코스모스도 장관

충남 부여군 부여읍 중정 배수장∼부여대교 구간의 백마강변 억새단지. 장암과 규암 뜰의 노을이 억새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부여군 제공
충남 부여군 부여읍 중정 배수장∼부여대교 구간의 백마강변 억새단지. 장암과 규암 뜰의 노을이 억새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부여군 제공
“내 고향은 폐항(閉港),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네….” 2018년 여름 개봉된 영화 ‘변산’의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최근 충남 부여 백마강변도 변산 못지않게 노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부상했다. 지난 수년 사이 강변에 거대한 억새단지가 형성돼 저무는 해와 어우러지면서부터다. 여기에다 이미 유명해진 인근 코스모스 단지도 만개하기 시작해 요즘 백마강변은 노을과 억새, 강물, 황포돛배, 코스모스로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마강은 부여시내를 휘감고 흐르는 금강 가운데 정동리(범바위)∼현북리(파진산) 약 16km 구간을 이른다. 부여군은 이달 말까지 관광객들이 크게 몰릴 것으로 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없는 여행안내 준비에 분주하다.

○ ‘노을 관광지’로 부상한 백마강변


군에 따르면 요즘 백마강변 중정 배수장∼부여대교 구간(3∼4km)의 노을은 연중 최고의 볼거리를 자랑한다. 해가 뉘엿뉘엿 규암과 장암 뜰 아래로 지면 서녘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든다. 그 순간 이 구간 둔치 30ha에 바다처럼 펼쳐진 억새(물억새) 단지가 은빛 물결로 변한다. 관광객들은 “규모나 경관 면에서 영화 ‘JSA’의 배경이었던 신성리 갈대밭(서천)을 방불하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억새단지는 2010년 전후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구간은 본래 전국적으로 알려진 ‘백마강 수박’ 시설재배 단지였다. 4대강 사업으로 재배단지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뒤 억새가 자생하기 시작했다. 군은 2016∼2017년 이 구간 곳곳에 억새를 보식해 아예 억새단지로 조성했다.

여기서 상류로 올라가다 보면 백제대교 인근에서 신동엽 시비와 만난다. ‘껍데기는 가라’로 유명한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서정적이라는 ‘산에 언덕에’가 새겨져 있다.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맑은 그 숨결/들에 숲 속에 살아갈지어이/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 예년보다 늦은 코스모스 이달 절정


백제대교∼구드래 선착장 구간(2km) 둔치는 대규모(12ha) 코스모스 단지가 조성돼 있다. 다른 곳의 코스모스는 거의 끝물인데 이곳은 이제 활짝 꽃을 피우기 시작해 가을정취를 물씬 풍긴다. 올해 장마가 길어 예년에 비해 보름 정도 늦은 8월 중순 코스모스를 식재했기 때문이다. 이민우 공원녹지팀장은 “이달쯤 코스모스 단지에서 야외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데 가능하냐는 문의도 있다”며 “이번 주말부터 코스모스가 만개해 절정을 이룰 이달 말까지가 관람의 최적기”라고 전했다. 코스모스 단지에는 관람객들을 위한 5개의 테마 화단과 흔들 그네, 피크닉 벤치 등이 설치돼 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자동차, 자전거, 도보 등 다양한 여행이 가능하도록 구드래 선착장에서 억새단지까지 안내 현수막을 설치했다”며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여행객들이 백마강변을 찾아 가을을 만끽하고 유네스코 백제유산도 둘러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부여 백마강변#노을 관광지#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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