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장외주식 투자에도 뜨거운 관심

김형민 기자 입력 2020-09-04 03:00수정 202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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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땐 대박” 올해 8200억 투자… 작년 전체 거래대금의 83%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도 돈 몰려
직장인 A 씨(32·여)는 요즘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장외주식에 잔뜩 눈독 들이고 있다. 상장되면 ‘따상’(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오른 뒤 상한가)이 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6월 마이너스통장으로 1억 원을 빌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쏟아부었다. 겨우 20주만 받았지만 주가가 뛰면서 상장 3거래일 만에 200만 원을 벌었다. A 씨는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상장 가능성이 높은 장외주식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의 기업공개(IPO)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주식부자(주부)’를 꿈꾸는 개미투자자들이 장외주식으로 몰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장외주식거래시장(K-OTC) 거래대금은 8207억여 원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대금(9903억 원)의 82.9%로 늘었다. 이는 2015년(2222억 원) 한 해 전체 거래대금의 약 3.7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비상장 장외주식 투자 열기는 증시 상승세와 관련이 있다. 한국 증시는 물론이고 미국 홍콩 등 해외 증시에서도 시중에 풀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밀려들면서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장외주식 투자로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가구제조회사 지누스, 유전체 분석회사 소마젠 등과 올해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20, 30대 투자자들도 장외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상장 유망주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 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상장 장외주식은 예전에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지금은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돼 20, 30대 개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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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장외주식 투자자가 늘면서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 직원 B 씨는 서울대 박사급 연구원들이 창업한 인공지능(AI) 회사에 돈을 대는 ‘엔젤 투자’를 시작했다. B 씨는 “회사 규정상 상장 주식 투자가 불가능해 엔젤 투자를 대안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회사는 상장 회사보다 기업 정보와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장 계획이 틀어지면 주식 가치가 급락할 수밖에 없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상장 주식은 매수·매도자가 가격을 직접 협상해 사고팔기 때문에 거래 가격과 수량을 맞추기 쉽지 않아 투자금을 바로 회수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장외주식#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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