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인 유명 女앵커 구금… 호주, 맞불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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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방송 중국계 호주인 앵커 청레이, 2주 넘게 구금… 이유는 공개 안돼
사이트선 프로필-영상 모두 삭제… 호주, 中인재영입 천인계획 조사
국공립 대학서 中스파이 색출 나서

군사 외교 무역 등에서 전방위로 맞붙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이 호주-중국 관계로도 번지고 있다. 중국은 17년간 중국에서 일한 중국계 호주인 유명 앵커를 구금했고, 호주는 대학 내 중국 스파이 색출에 나섰다.

호주 정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지난달 14일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중앙(CC)TV 영어방송 채널 CGTN의 중국계 호주인 여성 청레이(程雷·사진) 앵커가 구금돼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같은 달 27일 호주 관리가 화상을 통해 구금시설에 있는 청레이를 면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레이가 구금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에서 태어난 청레이는 호주에서 일하다 2003년부터 베이징에서 CCTV 기자로 활동해 왔다. 현재 CGTN 사이트에서 청레이의 프로필과 최근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안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에 질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호주인 구금에 대응해 호주는 국공립대 내 중국 스파이 색출로 맞불을 놨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일 “호주 의회가 국공립대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중국 정부의 인재 영입 프로젝트인 ‘천인계획’에 따라 포섭된 학자들이 있는지를 우선 조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천인계획은 민간의 정당한 인재 영입 활동인데도 미국이 이를 스파이 활동으로 규정했다”면서 “호주가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과 인도 등과 긴밀히 접촉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달 31일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화상포럼에서 “대만과 양자 경제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이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만을 중국과 별도로 인정한다는 의미여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중시하는 중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 또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위구르족 수용소 억류 및 고문 등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와는 군사력 증강 등을 위해 10월 ‘2+2 회담’(외교·국방장관 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과의 국경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의 공군력 증강 및 방공 미사일 시스템 도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이세형 기자
#중국#호주#앵커#청레이#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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