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선 막판까지 저질 막말 행진… ‘추한 입’ 심판도 유권자 몫

동아일보 입력 2020-04-14 00:00수정 2020-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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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잇단 논란을 일으킨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어제 당 최고위원회 의결로 제명됐다. 차 씨는 이미 당 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지만 오히려 이를 기화로 더 저질스러운 발언을 했다. 범여권 비례정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의 최고위원인 정봉주 전 의원은 그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상스러운 욕설을 내뱉었다.

4·15총선 막바지에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증이 극에 달하는 듯하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이례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돼 왔다. 모두가 자제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우리 정치문화도 한층 성숙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품위라곤 찾을 수 없는 수준 낮은 이들의 자극적 발언들은 끝내 이번 선거마저 오물투성이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저급한 발언들은 비단 후보 개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천박한 언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현장의 후보들은 물론 당 지도부에서도 쏟아졌다. ‘쓰레기’ ‘조폭’ ‘토착왜구’ 같은 입에 담기 힘든 헐뜯기와 비아냥거림부터 ‘정부의 테러’ 가능성을 거론하는 밑도 끝도 없는 주장까지 나왔다. 결국 이 모든 게 ‘누워서 침 뱉기’가 될 것이지만, 이미 추해질 대로 추해진 입에 자신이 뱉은 침이 돌아온들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다.

공당 지도부의 수준이 이러니 소속 후보의 막말에 제동을 걸 자정(自淨) 기능이 작동할 리 없다. 민주당은 자당 후보가 과거 성인 팟캐스트에 출연해 성 착취 발언에 동조하고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그저 입을 다물고 있다. 선거만 끝나면 된다는 무책임 그 자체다. 통합당도 애초 차 후보에 대해 어설픈 징계를 내린 탓에 더 저급한 발언으로 치닫는 것을 막지 못했다. 뒤늦은 제명도 그저 수도권 선거에 미칠 악영향 걱정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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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고 선거 때는 격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또는 그 후보자의 언어는 최소한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 더럽고 수상쩍은 말일수록 치명적 바이러스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시대다. 더욱이 공공의 장에서 버젓이 나오는 추한 말들은 국민의 언어를 오염시키고 정서마저 황폐화하게 만든다. 우리 정치를 더럽히는 이들이 더는 발을 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당장 내일 투표에서 유권자가 해야 할 몫이다.
#4·15총선#세월호 텐트 발언#미래통합당#차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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