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위해 춤추는 의료진… 박수로 응원하는 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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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의지 다지는 감동 랠리
美 의료진이 만든 댄스챌린지 영상, 7만건 이상 재생되며 찬사 줄이어
시민들은 발코니서 ‘저녁7시 박수’… 의료진-배달업 종사자들 격려
전세계 의료진 감염 2만명 넘어… WHO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미국 의료진이 환자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댄스 챌린지’ 영상이 감동을 안기고 있다.

10일 CNN은 이동 통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을 위해 동부 필라델피아 토머스제퍼슨대 의료진이 만든 춤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라고 전했다. 이들은 파란색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유명 여가수 시아라의 히트곡 ‘레벨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다. 7만 건 이상 재생된 이 동영상을 보고 위안을 얻었다는 시민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시아라 역시 “의료진의 춤은 힘든 시기에 매우 의미가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우리에게 기쁨을 줬다”고 호평했다.

시민들 또한 의료진을 향해 다양한 형태의 응원을 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매일 오후 7시 뉴욕시에 나는 소리’ 기사에서 “많은 뉴요커들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한 저녁 의식(儀式)을 갖고 있다”며 의료진 교대 시간인 매일 오후 7시에 맞춰 시민들이 발코니에서 박수를 치는 현상을 소개했다.

일부는 뉴욕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뉴욕뉴욕’을 크게 틀어놓고 있다. 주요 병원 인근의 소방차들도 사이렌을 울리며 의료진 응원에 동참했고, 도로를 걸어가는 주(州) 방위군이 시민의 박수에 손을 들어 화답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달걀 대신 부활절 토끼가 왔어요” 부활절을 하루 앞둔 11일 미국 중부 테네시주 놀렌스빌에서 부활절 달걀을 가져다준다는 ‘부활절 토끼’ 탈을 쓴 소방관이 소방차 안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놀렌스빌 소방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활절 달걀 사냥과 관련 행사가 취소되자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놀렌스빌=AP 뉴시스
“달걀 대신 부활절 토끼가 왔어요” 부활절을 하루 앞둔 11일 미국 중부 테네시주 놀렌스빌에서 부활절 달걀을 가져다준다는 ‘부활절 토끼’ 탈을 쓴 소방관이 소방차 안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놀렌스빌 소방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활절 달걀 사냥과 관련 행사가 취소되자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놀렌스빌=AP 뉴시스
맨해튼 이스트빌리지 주민은 “오후 7시 박수는 의료진을 비롯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진 외에도 식료품을 비롯한 필수품 공급에 나선 마트 근로자, 배달업 종사자 등이 모두 박수 대상이라는 의미다. NYT 역시 박수가 코로나19 사태로 고립돼온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12일 기준 뉴욕의 확진자는 18만1825명으로 미 전체 확진자 53만3115명의 34.1%다. 사망자는 8650명으로 미 전체의 약 42%다.

영국 가디언도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의료진 응원 행사를 조명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에서 ‘#ClapForCarers’(보살피는 이들을 위해 박수를)이란 해시태그로도 유명한 이 행사에는 정부 고위 인사와 경찰들도 참가한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달 14일부터 매주 토요일 정오에 시민들이 발코니로 나와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반(反)파시즘 저항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불렀던 ‘벨라 차오’(안녕 내 사랑)나 국가(國歌)가 주로 쓰인다. 스페인에서도 매일 오후 8시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한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5일 오후 9시 9분간 촛불 켜기 행사를 통해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다졌다. 인도에서는 숫자 ‘9’를 소멸되지 않는 가장 완벽한 수로 여겨 신성시한다.

각국 시민의 잇따른 의료진 응원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료진의 피해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11일 신화통신은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인용해 52개국에서 2만2073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WHO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과로와 탈진에 빠지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이들이 좋은 업무 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코로나19#댄스 챌린지#박수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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