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형 인재보다 함께 성장하는 연주자 영입해요”

김동욱 기자 입력 2017-05-10 03:00수정 2017-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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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은 클래식 공연기획사 목프로덕션 이샘 대표
스튜어디스 하다 클래식계 전업… 22명의 소속 연주자 스타급 육성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과 함께 성장해 온 이샘 목프로덕션 대표는 앞으로 현악사중주 페스티벌을 여는 것이 목표다. 그는 “실내악의 대중화가 나의 궁극적인 꿈”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샘 목프로덕션 대표(43)에게는 22명의 아이가 있다.

목프로덕션은 국내 대표적인 클래식 연주자 매니지먼트사 겸 공연기획사다. 지휘자 최수열,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피아노 삼중주단 제이드 트리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호르니스트 김홍박,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등이 소속 연주자다.

올해 목프로덕션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13일 서울 서초구 페리지홀에서 기념 콘서트를 열고, 10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너의 뒤에서 건네는 말’도 출간한다. 이 대표를 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클래식을 전혀 모르는 비행기 승무원이었다. 1996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우연한 계기로 클래식에 매료됐다. 그는 “입사 뒤 훈련 과정에서 금호현악사중주단의 공연을 보게 됐는데 대부분 꿀맛 같은 휴식 시간으로 여기고 조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런데 나는 내 인생의 첫 클래식 공연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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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이 없을 때면 음악 연주회를 보러 다녔다. 음악 잡지를 구독하며 공부도 했다.

“처음 잡지를 봤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많아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죠. 악기도 직접 배우고 싶어서 첼로를 10년간 배웠어요.”

어느 날 그는 음악과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사표를 던지고 2004년 클래식 공연 기획사인 크레디아에 입사했다. 2007년에는 목프로덕션을 설립했다. 지휘자 최수열은 영입 1호 아티스트다.

“독립한 뒤 첫 기획공연이 오케스트라 공연이었어요. 지휘자가 필요했는데 최수열 씨가 아무 것도 없는 절 믿고 흔쾌히 공연을 맡아 지휘해줬어요. 이후에도 연주자를 영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죠. 제게는 동지 같은 사람이에요.”

소속 연주자 대부분은 스타급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그와 계약하기 전만 해도 이름 없던 연주자들이 그와 함께 커나가면서 유명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완성형 연주자보다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젊은 연주자들을 영입해요. 인품도 중요하죠. 지금까지 회사를 나간 연주자가 단 한 명도 없어요. 소속 연주자들이 새 연주자를 영입할 때 많은 조언을 해주죠.”

연주자 22명은 그에게 소중한 존재다. 물론 그도 도움을 받고 함께 커나가는 존재이지만 그는 ‘엄마’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연주자들을 ‘아이’라고 표현했다.

“많은 이들이 어떤 아이가 가장 좋은지 묻는데 저는 잘나가는 아이보다는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아이에게 마음이 먼저 가요. 그의 음악성에 확신이 있는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이 모두 제 잘못인 것 같죠. 행복한 것도 22배인데 아픈 것도 22배예요.”

그는 연주자들과 음악이 아닌 살아가는 이야기로 몇 시간씩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회사를 더 키우는 것보다 지금 있는 아이들을 얼마나 더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지금 이 위치는 아이들이 만들었지 제가 만든 것이 아니니까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목프로덕션#이샘 목프로덕션 대표#클래식 연주자 매니지먼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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