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와 해킹거래說… 섹스파티 의혹도 불거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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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와 유착’ 미확인 정보보고서 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 측이 지난해 대선 기간에 러시아와 긴밀히 접촉했으며 지난해 7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e메일 해킹 및 유출 배후에 러시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협조 및 거래까지 했다는 내용의 정보보고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러시아가 추후 협박용으로 트럼프의 러시아 섹스파티 등 불리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총 35쪽으로 이뤄진 이 보고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반(反)트럼프 진영이 고용한 영국인 정보요원이 지난해 6월부터 12월 사이에 작성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만일 사실일 경우 반역 행위라고 할 수 있는 극도로 심각한 사안”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트위터에 “(이는) 가짜 뉴스다. 완전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가 이날 공개한 정보보고서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구 진영의 동맹 관계를 약화시킬 목적으로 트럼프를 수년간 배후에서 지원해 왔으며 선거 기간엔 친(親)러시아 성향의 트럼프 측근들을 매개로 트럼프 측과 접촉을 이어 갔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익명의 러시아 정보원은 지난해 7월 ‘버니 샌더스 왕따 논란’을 불러일으켜 민주당 내 잡음을 일으킨 DNC e메일 유출이 “트럼프 측의 이해와 지지하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측이 (자신들을 도와준 대가로) 선거 유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이슈를 꺼내 들기로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또 트럼프가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한 호텔에서 과거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스위트룸을 빌린 뒤 매춘부들을 불러 문란한 쇼를 즐겼다고 적었다. 해당 호텔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완전히 장악한 곳으로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다. 러시아가 양당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모두 갖고 있었다는 이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선별적 정보 유출로 트럼프 당선을 도왔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정보 수집을 주도한 영국인 정보요원에 대해선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경험이 있는 믿을 만한 정보원이라는 미 당국자들의 평가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과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최고위급 정보당국자 4명은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에게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관련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문제의 보고서 요약본을 전달했다. NYT는 “워낙 폭발성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판단하에 (미검증 내용임에도 정보 당국이) 대통령과 당선인에게 이를 알렸다”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해당 내용의 진위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CNN이 전했다.

 한 언론 인터뷰 녹화 중 소식을 들은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는 “익명의 정보원에 근거한 확인되지 않은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워싱턴 정가에서 암암리에 퍼지기 시작했다. 해리 리드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보고서를 염두에 둔 듯 “당신이 트럼프 측과 러시아 정부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폭발성 강한 정보를 갖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적은 바 있다.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CNN이 먼저 보도했고 이어 버즈피드가 전문을 공개했다. 일각에선 버즈피드가 진위 확인이 불가한 정보를 공개해 보도 윤리를 어겼다고 비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섹스파티#트럼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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