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민심, 여의도 거쳐 청와대 100m 앞까지 간다

서형석기자 , 권기범기자 , 노지현기자 입력 2016-12-03 03:00수정 2016-12-03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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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3일 전국 곳곳 6차 촛불집회  
촛불 들고 전야콘서트 관람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광장촛불 콘서트 물러나SHOW(쇼)!’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과 ‘박근혜 퇴진’ 손팻말을 들고 공연을 보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3일 6차 촛불집회에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할 예정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3일 제6차 촛불집회 때는 국민들이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칠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김정숙)는 2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옥외 집회 조건통보·금지통고 처분에 대한 집행을 정지해 달라”며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 종로경찰서를 상대로 낸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에서 100여 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시위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청와대에서 30여 m 지점인 효자동삼거리(청와대 분수대)를 지나는 행진은 허용되지 않았다. 법원도 촛불민심을 거역할 순 없었다.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 이후 시민들의 요구에 매주 청와대 쪽으로 가까이 접근하는 걸 허용했다. 시민들은 지난달 26일엔 청와대와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6차 촛불집회는 그동안과는 다른 양상으로 펼쳐진다. 5차까지는 서울 광화문광장이나 지방 대도시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지만 이번엔 전국 곳곳에서 새누리당을 ‘공범’으로 보고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며 온라인 투쟁도 전개한다.

 집회를 주최하는 퇴진행동은 이날 본집회에 앞서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시민대회를 연다. 새누리당이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내세우면서 “즉각 퇴진”을 외친 국민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퇴진 청년결사대’는 2일 오후 새누리당사 앞에서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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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탄핵안의 2일 국회 처리가 무산되자 시민들은 정치권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여당의 ‘탄핵 반대 의원’은 물론이고 야당 의원들에게도 시민들의 항의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빗발치고 있다. 2일 탄핵안 처리를 반대한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여당 로고와 국민의당 로고를 합성해 ‘새누리의 당’이라고 패러디하거나 ‘새누리 2호점’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여당 의원들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창에 초대해 탄핵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인증샷을 공개했다. 의원들은 모두 이를 무시하고 창을 나갔지만 이 누리꾼은 “야당 의원들도 초대해 모바일 국회를 만들겠다. 내가 의장을 하기 위해 정세균 의장은 초대하지 않는다”며 탄핵안 처리에 엇박자를 냈던 야권까지 묶어 정치권 전체를 비판했다.

 이번엔 온라인 시위도 등장한다. 퇴진행동은 “매일 오후 2시, 토요일 오후 7시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동시 접속해 트래픽을 높여 홈페이지를 마비시키는 온라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6번째 촛불이 밝혀질 광화문광장엔 추운 날씨지만 최소 수십만 명이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에 열리는 집회 이름을 ‘촛불의 선전포고’로 정해 이전처럼 ‘박 대통령의 퇴진’이 아닌 ‘즉각 퇴진’을 담은 강력한 저항 메시지를 표출할 계획이다. 시민들은 날씨가 추워지고 집회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며 체력적 피로가 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책임회피성 3차 대국민 담화와 정치권의 탄핵안 공방에 공분해 집회 참여 의지를 다지고 있다. 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3일 집회에 들고 가려고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을 직접 만들었다”는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따라 5차 집회에서 서울 150만 명, 전국 190만 명(주최 측 추산)이란 역대 최다 인파가 모였던 촛불 민심이 이번에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많은 시민이 3일 집회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분노하고 있다. 민심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대중교통 증편, 화장실 개방 등 지난주 집회와 동등한 수준에서 대책을 마련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권기범·노지현 기자
#최순실#촛불집회#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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