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서 서울 전역으로 확산… 관련 규정 없어 주거의 질 저하 우려

주 씨처럼 셰어하우스를 찾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전·월세난을 계기로 5년 전 생겨난 셰어하우스는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려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초기 셰어하우스는 대학가 중심으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전문 중개업체가 생기고, 지역도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용객도 학생에서 젊은 직장인으로 넓어졌다. 셰어하우스 전문브랜드 ‘쉐어원’을 운영하는 부동산회사 ‘어반하이브리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만 62개 사업자가 약 200채의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셰어하우스를 꾸미는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어하우스의 주 타깃은 젊은 세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로 도심에서 살 수 있다는 장점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만 19∼34세 전월세 세입자 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7%가 “셰어하우스에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 또 살고 싶다는 응답자의 절대 다수(77.6%)는 ‘저렴한 비용’을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젊은 여성 중에는 안전 문제 때문에 셰어하우스를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3년 전 1호점을 오픈한 후 현재 30여 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셰어하우스 우주’에 따르면 입주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60∼70%에 달할 정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 셰어하우스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인건비 상승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주거비를 우선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며 “공급자 측면에서도 공간을 나눠 임대할수록 이득이기 때문에 셰어하우스 관련 상품은 향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집 한 채를 여러 명이 공유하는 것이 주요한 주거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현재 셰어하우스에 대한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자칫 방 숫자만 늘린 주택이 공급되는 등 주거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춘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행법상 셰어하우스 같은 주거 형태를 담을 수 있는 제도가 없다 보니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1인 가구 증가세와 함께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포괄할 수 있는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