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그라운드 김태형 대표 "상업과 예술, 둘 다 포기 않겠다"

동아닷컴 입력 2016-05-27 18:19수정 2016-05-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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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개발사라하면 스타일, 대표 게임 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너무 얽매이면 수익을 포기한 예술가 집단이 돼서 오래 못 가죠. 반대로 유행을 따라 수익성을 추구하면 게임이 똑같아 보이거나 독창성이 떨어집니다. 모든 인디게임 개발사가 이 기로에 놓이지만 저희는 두 가지의 길 모두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2인 인디게임 개발팀 플레이그라운드의 김태형 대표는 인터뷰 중 성공에 대한 기준을 밝히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빛을 내는 구체의 발광 기능을 이용해 여러 함정을 피하거나 적과 싸우는 플레이 패턴이 특징인 액션 모바일게임 '램프: 빛과 어둠'(이하 '램프')를 선보이고 우수게임 개발사에 뽑혔다. 이를 통해 구글의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200' 혜택을 비롯해 멘토링 및 투자업체와의 접선 기회, 두 달 일정의 구글 캠퍼스 서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참여 기회, 월 1만 달러 한도의 구글 플라우드 플랫폼 1년 무료 사용 등의 특전을 얻었지만 김태형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자평했다.

플레이그라운드 김태형 대표(왼쪽), 김호연 프로그래머(오른쪽) (출처=게임동아)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서 게임공학을 전공해 경진대회의 교육부 장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 김태형 대표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수익구조 개편을 비롯해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개인이 부담하기 너무 무거웠던 것이다. 그래서 가장 책임감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구하게 됐고, 군 복무 때 선후임 관계로 만난 김호연 프로그래머를 찾기에 이르렀다.


"제 전공은 원래 게임과 관련이 없는 항공정비 쪽이었어요. 처음에는 코드를 짤 줄도 몰랐죠. 그래도 게임을 좋아하겠다, 게임을 만드는 일이 늙어도 행복한 길이 아니겠느냔 대표님의 설득에 들어오게 됐어요. 최전방에서 400페이지 분량의 게임 시나리오 및 세계관을 완성시키던 대표님의 열정을 봐서 믿고 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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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그라운드 김호연 프로그래머 (출처=게임동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난 2014년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사업 경험도, 개발 경험도 전무한 밑바닥에서부터 하나씩 게임 개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교 내 지원 사업에 힘입어 작업 공간과 자본금을 마련하고, 교육센터 및 동아리 활동을 통해 창업교육센터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게임 개발에 필요한 실력을 쌓았다. 김호연 프로그래머는 한 달 정도만 공부해도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으나 코드로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까지 1여년의 기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1주일에 100시간을 쓸 수 있는 동업자가 필요했기에 김호연 프로그래머를 찾았죠. 비록 독학에서 출발했지만 재능은 있었기 때문에 약 2년 동안 평일에는 학교 근처에서, 주말에는 서울 상암의 자택으로 돌아가는 고충 속에서도 언젠가 게임을 개발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불투명했던 진로가 분명해지면서 계속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동기도 얻었고요"

2015년 플레이그라운드가 설립된 후 두 사람은 본격적인 '램프' 개발에 착수했다. 과거 완성시킨 시나리오 중 일부를 게임 스토리에 반영했으며, 부족한 기술력으로도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빛과 어둠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둠 속에서 일부 물체만 밝게 비춰 게임 콘셉트와 그래픽 포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러한 노림수는 적중해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는 물론이고, 지난 약 5개월 동안 개발해 2015년 굿게임쇼에 출품한 초기 버전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램프 플레이 화면 모음 (출처=게임동아)

"굿게임쇼 B2B 부스에 출품하기 전까지 튜토리얼,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구현하기 위해 철야 작업도 자주 했죠. 디자이너가 없다보니 제가 직접 맡아야 하는데 막막한 경우가 많아 당황했고요. 비록 당시엔 큰 성과가 없었지만 굿게임쇼 이후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해 지난 2016년 2월 '램프' 출시 후 해외 퍼블리셔로부터 여러 제의를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재는 일본 퍼블리셔와 협의 하에 현지화 작업 중입니다"

이런 과정을 끝에 출시된 '램프'였으나 정작 두 사람은 이 게임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게임 개발 및 출시 경험을 얻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기 때문에 그저 과도한 비판만 없었으면하는 바람이었다고 당시 사정을 털어놓았다. 인력과 개발능력 부족으로 인해 일부 보스전을 제외하면 생명체가 등장하지 않고, 최적화나 연출 면에서 성에 차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램프'가 출시된 후 두 사람이 얻은 성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게임 개발 실력이 늘어난 것을 비롯해 게임의 퀄리티를 판단하는 안목, 실패에서 빠르게 배울 점을 찾아 게임 개발 과정에 반영시키는 노하우 등 다른 인디게임 개발자에게 조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붙었다.

플레이그라운드 김태형 대표 (출처=게임동아)

"주변의 이야기 들어보면 100의 실력만 갖춰도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위해 200, 300을 바라보고 공부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안타까웠어요. 가장 먼저 스스로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인디게임이란 소위 말하는 '대박'이 쉽게 터지지 않습니다. 팀원과의 갈등부터 생계까지 최악의 사정을 가정하고 혼신을 다하지 않으면 출시 전까지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주위에서 조언을 구할 때 창업을 무게를 느끼는 것부터 주문하죠"

아울러 김태형 대표는 인터뷰 자리를 빌어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역시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며, 행사장을 통해 많은 의견과 응원을 받아 감사하단 말을 남겼다. 독특함을 알아주리라 믿는 마음 하나만으로 참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쟁쟁한 경쟁 후보를 제치고 우수게임 개발사로 선정되리라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김태형 대표는 기대하지 않은 것과 별개로 비교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발표 내용을 전부 암기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경진대회 등에 나가 자주 발표에 나선 경험도 도움이 됐다고 말을 이었다. 이 밖에 평가 비중의 80%를 차지한 전문 심사위원들 앞에서 얼마나 완성도 높은 발표를 선보였느냐가 게임 퀄리티 만큼이나 중요했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현장 (출처=게임동아)

"'램프'는 완벽한 게임이 아니에요. 게이머에게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자극을 주기 어려워 유료로 출시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수익 구조도 부분유료화 게임에 비해 약하죠. '램프'보다 더 뛰어난 게임을 선보인 다른 개발팀이 아닌 저희가 우수게임 개발사로 뽑힌 이유를 찾아보자면 발표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이제 플레이그라운드는 다음 단계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램프'에는 스토리가 완결되는 4챕터 외에 호박귀신이 보스로 등장하는 할로윈 등 특정 콘셉트가 부각된 번외 챕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램프'를 '오리 앤 더 블라인드 포레스트', '림보', '슈퍼 미트보이' 등 영감을 얻었던 작품 못지 않게 완성시키려는 김태형 대표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램프'의 스토리 및 세계관을 확장시켜 같은 시간대의 다른 사건을 다룬 액션 모바일게임도 구상했다. 해당 신작에서 게이머는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 전구를 고치고, 도시를 밝혀 몬스터들을 퇴치하는 정비공을 조작하게 된다. 이처럼 플레이그라운드는 빛이 없어진 세계관을 무대로 한 신작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컬러팝 구동 화면(출처=게임동아)

이와 함께 퍼즐 모바일게임 '컬러팝'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램프'가 예술에 가까운 게임이었다면, '컬러팝'은 보다 안정된 수익 구조를 추구한 퍼즐 모바일게임이다. 도미노처럼 주위의 퍼즐을 특정 색깔로 물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자작 스테이지를 공유하거나 도전하는 콘텐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의 연동 시스템 등이 존재한다. 특히, 화사한 색감과 캐주얼게임 풍의 디자인을 갖춰 대중을 공략한다는 것이 김태형 대표의 설명이었다.

마지막으로 김태형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사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공할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램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면서 '컬러팝'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 인디게임 개발팀으로서 꼭 성공하고싶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프로그래머도 "게이머들의 성에 차지 않는 인디게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이 부족하더라도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셨으면 인디게임 개발팀에게 큰 힘이 된다"라며, "플레이그라운드 역시 앞으로 여러 게임을 선보일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원회 기자 justin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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