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첫 여성총통 당선… “中이 주권 억압땐 양안관계 파괴”
中 “독립 시도, 엄중한 도전” 경고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의 주석 차이잉원(蔡英文·60) 후보가 압승을 거두며 8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차이 당선자는 대만 사상 첫 여성 총통이자 중화권 최초의 여성 지도자가 됐다. 차이 당선자는 지지표 56.1%를 얻어 31.0%에 그친 국민당 주리룬(朱立倫) 후보를 308만 표라는 압도적인 차로 승리했다. 역대 총통 선거에서 가장 큰 표차다.
민진당은 입법원 선거에서도 전체 의석의 60.1%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심각한 경기 침체에다 빈부 격차 확대, 그리고 현 마잉주(馬英九) 정부의 지나친 친중 노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이었다.
차이 당선자는 당선이 확실해진 16일 밤 타이베이(臺北) 당사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화민국은 민주국가로서 민주 공간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대만의 주권을) 억압하는 것은 양안관계의 안정을 파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대(對)중국 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16일 밤 성명에서 “대만에 관한 중국의 원칙들과 정책들은 일관되고 명확하며, 대만 선거 결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도 “민진당 집권으로 양안관계는 엄중한 도전을 맞았다”며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민심을 거스르면 양안관계에 풍랑(興風作浪)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대만은 1992년 단교 이후 대사관을 폐쇄하고 대표부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는 두 나라 사이에 무비자협정을 맺는 등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 대만은 한국의 6위 교역국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대만인 수는 네 번째로 많다. 중화경제연구원 류멍쥔(劉孟俊) 중국연구소장은 “차이 정부가 들어서면 중국에 치우친 외교를 다원화함으로써 현 정부보다 한국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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