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뒤 냉동실에…

박창규 기자 , 유원모 기자 , 차준호 기자 입력 2016-01-16 03:00수정 2016-01-16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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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경찰, 별거부모 긴급체포… 父 “집에서 넘어져 다친뒤 숨져”
사망한지 2년 넘은듯… 부검 의뢰
인천의 한 주택가에서 심하게 훼손된 초등학생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초등학생의 부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시신 훼손 정도를 감안할 때 사망한 지 2년이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아버지 최모 씨와 어머니 한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13일 최 씨의 초등학생 아들 최모 군이 다니던 부천 모 초등학교로부터 “장기결석 아동이 있으니 소재를 찾아 달라”는 요청을 받고 수사에 들어갔다. 최 군은 입학한 지 한 달여 만인 2012년 4월경부터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군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교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발생한 인천 아동 학대 사건을 계기로 장기결석 아동을 조사하던 중 최 군이 파악돼 교육청과 경찰에 행방을 알아봐 달라고 신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5일 오후 3시 55분경 인천 계양구 최 씨 지인의 집에서 최 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최 군 시신은 훼손된 채로 일부만 검은 가방에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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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아들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2012년 10월 초 목욕을 싫어하는 아들을 씻기려고 강제로 욕실에 끌고 가는데 아들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다”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한 달 정도 방치했는데 사망하는 바람에 시신을 훼손해 비닐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해 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의 집으로 시신을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13일 오후 아내한테 ‘아들이 다니던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는 얘길 듣고 시신을 옮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방을 보관했던 최 씨 지인은 “친구가 찾아와 며칠만 보관해 달라고 하기에 아무 생각 없이 빈방에 가방을 놔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최 군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최 씨가 자신의 진술과 달리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시신을 훼손하고 냉동 보관한 이유 등을 파악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시신을 훼손해 오랜 기간 냉동 보관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의사 판단이 불가능한 정신 상태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본보 취재 결과 숨진 채 발견된 최 군은 학교생활을 한 달 남짓 했음에도 그를 기억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군과 같은 반이었던 한 학생의 학부모는 “최 군은 입학 당시에 또래보다 몸집이 매우 작은 편이었다”며 “다른 학생을 연필로 다치게 하는 등 친구들과 자주 다퉈 학부모들 사이에 문제가 된 뒤로 계속 학교를 안 나왔다. 그래서 다음 해에 다시 학교에 다니려는 모양이라고 추측했었다”고 떠올렸다.

최 씨와 아내 한 씨는 현재 별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군의 여동생이 재학 중인 초등학교 관계자는 “최 양이 2014년 입학할 때 제출한 서류를 보면 오빠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며 “최 양은 평소 교사에게 ‘예전엔 오빠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부천=차준호 run-juno@donga.com·유원모 /박창규 기자
#부천초등생#냉동실#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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