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0대까지 명퇴 내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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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찾아온 정년연장]두산인프라코어 2015년 4번째 희망퇴직
“23세 최연소 명퇴” 온라인에 글

계속되는 불황에 대기업 20대 직원도 희망퇴직으로 내몰렸다. 18일까지 3000여 명의 사무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최근 20대 직원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희망퇴직자의 연령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직원이 ‘29살에 명퇴당하는 경험을 다 해보네요’라는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회사 e메일 등으로 해당 직장인임을 인증한 뒤에만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글쓴이가 희망퇴직 당사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글에는 ‘정직원 여사원 23(세) 최연소 명퇴도 있다고 알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일대일 면담을 통해 회사의 경영 상황과 희망퇴직 실시의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있다”며 “목표치가 있는 것은 아니고, 특정해서 내보내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건설기계 시장 축소 등으로 매출 감소와 적자가 지속돼 왔다. 올해 3분기(7∼9월)에 246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올해엔 대졸 신입사원을 한 명도 뽑지 않았다. 2011∼2012년엔 대졸 신입사원을 연간 200명 수준으로 채용했지만 2013년 40여 명, 지난해 60여 명을 뽑는 데 그쳤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조직과 인력을 조정하기 위해 강도 높은 경영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사무직 희망퇴직에서 2월에 180여 명, 9월에 200명이 회사를 나갔다. 지난달엔 기술직 450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이달 초엔 임원 63명 중 19명에게 퇴직을 통보하기도 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브라질 공장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불황#정년#퇴직#노동#대기업#두산인프라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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