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야구방망이 폭행… 인분까지 먹인 엽기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얼굴 비닐봉지 씌운채 스프레이 고문… 폭행 사주 뒤 인터넷TV로 확인도
피해자 “교수 되기 위해 참았다”

“야구 방망이에 호신용 스프레이 고문, 상습 구타에 심지어 인분까지 먹어야 했습니다.”

경기 모 대학 디자인학부를 졸업한 A 씨(29)는 2012년부터 시작된 악몽을 이렇게 기억했다. 대학 은사인 장모 교수(52)가 회장으로 있는, 국내 교수 및 전문가 등 3000여 명이 가입한 디자인 관련 협회 사무국에서 일하게 되면서다. 사소한 실수는 폭언과 욕설로 끝났지만 점차 강도가 높아지더니 2013년 3월부터는 폭행이 시작됐다. 야구 방망이로 맞아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어 수술을 받았고, 걸핏하면 비닐봉지를 씌우고 그 안에 겨자농축액으로 만든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렸다. 군의 화생방 훈련보다 참기 힘든 40여 차례의 스프레이 고문에 병원에서 2도 안면화상 진단을 받기도 했다. 사무국에 함께 근무하는 학교 후배들인 B 씨(24)나 C 씨(26·여)에게 경어를 사용해야 했고, 장 교수는 외출 중일 경우 이들에게 폭행을 사주하고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까지 했다. 심지어 이들은 자신들의 인분과 오줌을 모아 A 씨에게 16회에 걸쳐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장 교수는 A 씨가 사법기관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너의 실수로 회사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23차례에 걸쳐 1억1000만 원 상당의 채무이행각서를 쓰게 한 뒤 변호사를 통해 공증까지 받았다. 처음에 주던 100여만 원의 월급은 30만 원으로 줄였고 최근에는 아예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낮에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하고 사무국에서 잠을 자게 했다. 국내 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장 교수를 통해 교수의 꿈을 키워 왔던 A 씨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지인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고 지인의 신고로 장 교수의 이 같은 행각이 드러났다.

성남중원경찰서는 1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장 씨와 B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C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