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드 배치 논란의 쟁점과 진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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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① 中겨냥? 요격고도 낮아 中ICBM과 무관
② 공격용? 지상타격 불가… 대공 방어무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사드 이슈가 국가 안보 차원보다는 ‘친미 대 반미’,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사드 문제를 이념과 정파적 갈등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책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드를 둘러싼 5대 핵심 쟁점의 실체와 의미를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 짚어 본다.

○ 사드 논쟁 왜 이렇게 커졌나


사드 논란은 지난해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이 미국 국방부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요청했다는 발표로 시작됐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한국과 사드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한국 국방부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특히 중국 당국자들이 한국 정부에 노골적으로 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면서 사드 찬반 논쟁은 정치 문제로 비화됐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최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북핵 대응 한계를 지적하고 사드 도입론을 주도하면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 사드는 공격용 무기다?

중국은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자국 안보와 역내 평화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드 문제를 1962년 소련이 미국을 겨냥해 핵미사일 배치를 시도한 ‘쿠바 사태’에 비유하면서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소련의 핵미사일은 공격 무기인 반면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방어 무기다. 한국에 배치해도 중국 영토 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없다.

○ 사드가 중국의 ICBM을 요격?


잘못된 주장이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다면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 최대 고도가 700∼1000k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의 최대 요격 고도(약 150km)를 훨씬 벗어나는 범위다. 반면 북한 노동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160km 안팎이다. 사드는 핵을 탑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더 유용한 무기로 평가된다.

○ 사드 배치하면 미국 MD 체계에 편입되나?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사드 배치 반대론자는 사드가 미국 미사일방어(MD)의 핵심 전력인 만큼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한국이 자동으로 ‘미국과 일본의 MD망’에 편입된다고 본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 ‘한미일 MD 벨트’를 구축하고 중국을 봉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드는 북한의 핵 위협 대비용이다. 한미 정부 당국도 그런 측면에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또 사드가 배치돼도 한국에 이지스함 발사용 SM-3 미사일 등 상층 요격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MD 편입’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 사드 외 다른 대안은 없나?


사드는 2008년부터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미 텍사스 주와 괌 기지 등에서 3개 포대가 운용되고 있다. 추가로 4개 포대가 2016년 이후 해외 미군기지에 배치되거나 다른 나라에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 개발한 ‘애로-2’, 러시아의 S-40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운용 중인 SAMP/T 체계 등이 사드와 비슷한 성능의 요격무기로 꼽힌다. 하지만 애로-2는 해외 판매가 되지 않고,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한미연합작전 차원에서 한국도 사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사드#배치#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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