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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청년드림]나를 깨운 한마디 “네가 직접 만들어 봐”

입력 2015-02-25 03:00업데이트 2015-02-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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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년 리더]<1>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 《 사람들은 말합니다. ‘리더’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감이 부담스럽다고. 중장년층은 말합니다. 요즘 청년들은 어깨에 부담을 짊어지기 싫어한다고. 여기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리더입니다. 리더라는 게 매출이 어마어마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처럼 거창한 타이틀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부담까지 즐기려는 열정이 있습니다. 과감한 개척자 정신도 있습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내가 청년 리더’를 통해 꿈을 향해 전진하는 청년들을 소개합니다. 》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이사가 모바일 패션 플랫폼인 ‘스타일쉐어’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2011년 윤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스타일쉐어는 현재 130만 명(누적 회원 수)이 패션을 공유하는 거대한 놀이터가 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취업, 주거 문제 같은 무거운 고민도 많지만 패션 고민은 청춘과 떼려야 뗄 수 없다. 평범한 대학생이라면 매일 아침 눈 뜨면 무슨 옷을 입고 나갈지 고민이 앞선다.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이사(27)는 그런 청춘의 고민을 덜어주는 ‘패션 리더’다.

윤 대표가 2011년 6월 창업한 스타일쉐어는 10∼30대를 대상으로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스타일쉐어’를 만들었다. 일반인이 자신의 옷과 패션 소품 사진을 올리고 제품 가격과 구입처를 공유한다. 길 가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했을 때 어디서 샀는지 묻지 못했던 답답함을 스타일쉐어가 해소해준다.

현재 누적 회원 수 130만 명으로 20대 여성 가입자만 따지면 한국 20대 여성 5명 중 1명이 스타일쉐어를 사용한다. 하루 17만 명이 방문해 매일 5000건의 패션 콘텐츠가 올라온다.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비싸지 않은 옷으로 모델처럼 멋을 낸 윤 대표를 만났다. ‘패션 리더’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결정적인 세 가지 말로 정리했다.

○ “물어볼 수도 없고 답답하네”

2007년 외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에 입학한 윤 대표. 당시엔 그도 캠퍼스에서 세련된 옷차림을 한 또래를 보면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궁금한 평범한 새내기였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패션 고민이 빠지지 않았다. 그는 대학생 대상 무가지나 패션 잡지를 사서 봤지만 그곳에도 답이 없었다. 그는 “패션 잡지는 우리가 살 수 없는 500만 원짜리 드레스나, 소화하기 힘든 연예인의 방송용 옷을 추천하고 있었다”고 했다.

오히려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패션 정보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많았다. 사람들은 패션 게시글에 댓글을 달며 의견을 나눴다. 윤 대표는 “에디터가 만드는 패션 잡지는 독자보다 산업 위주로 돌아가고, 카페나 블로그는 끼리끼리 친목 문화가 강했다. 둘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그때부터 고민했다”고 했다.

○ “네가 직접 만들어”

윤 대표는 친구만 만나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2010년 가을 그의 친구는 “지난해에도 그 이야기 했잖아. 그냥 네가 직접 만들어”라고 충고했다. 친구의 말에 자존심이 팍 상했다. 매일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한 자신이 조금 한심하기도 했다. 2009년 윤 대표는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션 블로그 운영자를 만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갔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함께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이 운영자의 이야기에 오히려 자신감만 줄어들고 말았다.

윤 대표는 친구의 말 한마디에 정신을 차리고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는 스타일쉐어 아이디어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열린 창업경진대회에서 잇달아 수상했다. 대학에 창업 강의를 하러 온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이니시스를 만든 스타트업 1세대 권 대표도 스타일쉐어 성공 가능성을 보고 함께 하자고 했다.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은 스타일쉐어는 개발자, 디자이너 등을 꾸렸다.

윤 대표는 “네가 직접 만들어”란 말을 가슴에 새기고 열정적으로 뛰면서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2011년 3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주관하는 ‘MIT 글로벌 스타트업 워크숍 2011’에서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아이디어로 결승에 올랐다. 또 MIT의 창업경진대회인 ‘매스 챌린지 액셀러레이터’ 100위 안에 아시아팀으로 유일하게 포함돼 창업 지원을 받았다.

○ “이건 패션의 바이블(성경)이야”


패션 정보를 나누는 놀이터가 열리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용 후기엔 “스타일쉐어로 패션을 배웠다”, “일반인 체형도 입을 수 있는 옷 정보가 많다” 등 만족스럽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제는 일반인뿐 아니라 유명 모델, 블로거, 디자이너도 패션 정보를 올린다. 온라인몰, 패션브랜드도 입점했다. 스타일쉐어가 지난해 봄 신촌과 강남에서 연 플리마켓 행사에는 각각 1만, 2만 명이 찾기도 했다. K패션에 관심을 갖는 일본, 중국, 대만 젊은이들의 가입이 늘면서 해당 국가 버전도 출시했다.

사업 5년차, 스타일쉐어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옷과 패션 소품, 옷장 속 헌옷으로 연출하는 패션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어요. 앞으로도 평범한 보통 사람의 패션 고민을 나누고 해결하는 스타일쉐어가 될 거예요.”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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