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법, 이석기 내란선동죄 확정해 헌법수호 의지 밝혔다

동아일보 입력 2015-01-23 00:00수정 2015-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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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쟁이 발발할 것을 예상하고 마리스타 회합 참석자들에게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구체적 위험이 있는 실행 행위를 촉구했다”며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관 13명 중 10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나온 판결이다.

대법원은 항소심과 마찬가지로 내란음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이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려는 국헌(國憲)문란 목적으로 회합 참석자 130여 명에게 내란을 선동한 것은 인정되지만 참석자들이 국가를 전복하자는 선동에 구체적으로 합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범죄에 관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한 경우까지 실행 합의라고 보는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내란음모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흠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은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내란선동 혐의만 인정한 항소심 판결 이후에 나왔다. 대법원은 “내란선동 행위는 그 자체로 내란 예비·음모에 준하는 불법성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법정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내란음모든 선동이든 북한식 혁명을 추구한 세력이 국회에 교두보를 마련하려 했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대법원은 지하혁명조직 RO의 실체 인정에 신중했다. 재판부는 “RO가 존재하고 회합 참석자들이 RO의 구성원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회합의 녹취록만 갖고는 RO가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비밀조직의 수사에서 완벽한 증거를 찾아내기가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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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의원은 유죄가 확정된 후 “사법정의는 죽었다”고 외쳤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유죄확정 판결은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함께 ‘자유민주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사법기관의 노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결정이다. 이 전 의원의 내란 관련 혐의는 정부의 통진당 해산 청구의 시발점이었다. 이번에 그의 혐의가 확정됨으로써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은 최종적인 정당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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