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재용]KF-X 사업의 성공 과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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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연세대 공과대학 교수 항공전략연구원 원장
이재용 연세대 공과대학 교수 항공전략연구원 원장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을 위한 2015년 사업 예산이 12월 초 국회에서 증액 편성되면서 10여 년 만에 본격 추진의 닻을 올렸다. KF-X 사업은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무기도입 사업으로, 개발기간만 10년 6개월, 개발비와 양산비용 등 총사업비가 19조 원에 육박한다.

KF-X 사업은 자주국방 달성, 항공산업 육성과 방산수출, 고용창출, 타 산업 파급효과 등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북한 등 주변국의 안보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안보적으로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KF-X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 중심의 시스템과 생산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 추진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는 432개의 체계 기술요소가 있다고 한다. 국방과학연구소의 탐색개발을 통해 약 90%의 기술이 확보돼 있고, 차세대 전투기사업인 F-X 사업을 통해 약 17개 기술 분야의 절충교역도 가능하다. 이처럼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기술들을 종합적인 시스템 안에 두고 시험단계의 기술에서 생산 적용 가능한 기술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로 한국형 전투기사업은 10여 년 동안 6번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 결정된 사업이다. 그만큼 중요한 결정요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점들을 다시 한번 짚어보고 부족한 점들을 철저하게 보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예산의 타당성을 위해서는 수출 확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국제 공동개발을 확대해 필요한 예산과 수출 가능성을 높인다면 보다 성공적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 될 것이다.

셋째는 미래 항공산업을 이끌어갈 우수한 인력의 확보와 양성이다. 전투기 개발은 정보기술(IT) 중심의 최첨단 융합산업의 결정체이고 기술개발과 기술이전, 해외 공동협력연구로 이루어지는 만큼 우수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별도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KF-X 사업의 주요 기술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도 효율적 방안이 될 것이다.

끝으로 한국형 전투기 개발은 10여 년의 시간과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대장정이다. 국민과 정부가 인내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개발부터 시험 비행, 양산까지 일부 실패가 있다 하더라도 기술 축적과 성공적인 개발의 과정으로 여겨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전투기를 가질 수 있고, 성능이 더 우수한 차세대 전투기 개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더불어 불확실한 한반도의 미래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확고한 우리 기술의 공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재용 연세대 공과대학 교수 항공전략연구원 원장
#한국형 전투기#KF-X#항공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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