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라오스서 강제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 “2명 처형, 7명은 수용소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선영 “北 정보협력자로부터 들어… 北, TV 내보내 선전전 활용후 조치”

2013년 5월 29일자 A1면 보도.
2013년 5월 29일자 A1면 보도.
박선영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은 1일 “지난해 5월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돼 파문을 낳았던 탈북 청소년 9명 가운데 2명이 처형당하고 7명이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이야기를 북한 내부의 정보 협력자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들을 강제 북송한 뒤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같은 해 6월 20일 조선중앙TV 좌담회에 출연시켜 “남측 종교인이 나이 어린 청소년을 유인 납치해 남조선으로 집단적으로 끌어가려고 하다 발각된 반인륜적 만행사건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었다.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 처형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방송을 통해 체제 선전에 이용했던 아이들의 인권까지도 유린했다는 뜻이어서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장은 “(2명은) 올해 8, 9월경 처형됐으며 그중 1명의 이름이 문철(24)이라고 이 협력자가 알려왔다. 나머지 7명은 올해 봄에 북한의 14호 수용소에 수용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14호 수용소는 북한 평안남도 개천에 있다. 북한에서는 관리소로 부르나 한국에서는 정치범수용소로 통한다. 올해 봄이 되기 전에만 해도 이들 9명은 동해 쪽 초대소, 지역을 확인할 수 없는 아동구호소, 교화소 등 모두 4곳에 분산 수용돼 있었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아동구호소는 부모 없는 부랑아들을 보호하는 곳이고, 교화소는 한국의 교도소에 해당한다. 게다가 초대소에도 있다고 하니 북한이 이들을 죽이지는 않겠구나 하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는 수용소로 보내진 나머지 7명도 살아남기 힘든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초 이들을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처형하거나 수용소에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탈북 청소년은 선교사 주모 씨와 중국에서 3개월∼3년간 같이 생활하다 주 씨와 함께 라오스를 거쳐 한국으로 오려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라오스 국경을 넘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이후 중국을 거쳐 북송됐다.

윤완준 zeitung@donga.com·김정안 기자
#라오스#탈북#청소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