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남은 임기 유엔총장에 충실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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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영입설 관련 첫 공식 표명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사진)이 여야 정치권에서 자신이 차기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정치 참여는 없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 총장은 5일(한국 시간) 새벽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 집중하고 있는 일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무”라며 “남은 임기 동안도 사무총장으로서의 소임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반 총장은 자신을 대선후보로 거론하는 정치권의 논의는 자신의 의사가 전혀 아니라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반 총장의 측근은 “반 총장이 한국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 유엔 사무총장의 소임을 다하는 데도 방해가 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 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이 명백한 대선 불출마 선언이냐는 질문에는 “유엔 사무총장의 맡은 소임을 열심히 하겠다는 뜻”이라고만 답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반기문 유엔총장 성명 전문]

1. 최근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반기문 총장의 향후 국내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는데 대해,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2. 지금 국제사회는 유례없이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각종 분쟁과 테러 위협, 에볼라 사태, 그리고 계속되는 대규모 자연재해 등 범지구적 대응을 요하는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향후 수년간은 국제사회 전체에 있어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새천년개발목표(MDG)의 마무리, 2030년까지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청사진 마련, 그리고 새로운 기후변화협약 체결 등 지구촌의 장래가 걸린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3. 이러한 시점에서 유엔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크며, 반 총장은 국제사회의 결집된 대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신국 국내 정치관련 보도가 계속되는 경우, 유엔 회원국들과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불필요한 의문이 제기됨으로써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반 총장은 불편부당한 위치에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유엔사무총장을 자신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국내정치 문제에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온 바, 앞으로 여론조사를 포함한 국내정치 관련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거듭 간곡히 요청합니다.

4. 눈부신 경제발전과 역동적 민주주의를 달성한 한국은 유엔의 이상과 목표 달성에 있어 가장 대표적 성공사례입니다. 범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한국의 기여는 반총장의 직무수행에 큰 힘이 되어 오고 있습니다. 반 총장은 지난 8년간 한국 정부와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일신우일신하는 자세로 유엔사무총장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 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끝.


#반기문#유엔사무총장#반기문 대선영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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