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지층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게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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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無관심 無이슈… 투표율 비상

여야 광역단체장 공천 마무리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뚜렷한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전국적으로 눈에 띄는 제3당이 없다. 무소속 후보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이는 곳도 부산, 광주, 울산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부산, 광주에선 범야권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선 당시 여권이 분열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보수와 진보가 모두 조금씩 분열됐다.

양자 구도의 한판승부라면 2012년 대선 때처럼 보수와 진보, 또는 후보들 간의 불꽃 튀는 대결이 벌어지는 게 정치권의 상식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웬만한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 ‘세월호 블랙홀’에 선거 이슈 실종

2010년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를 70여 일 앞둔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선거 이슈는 사라졌다. 당초 안보 심리가 발동한 보수층의 결집으로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보 피로감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오히려 야당의 전쟁위험론에 힘이 실렸다. 무상급식 이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진보 진영 교육감의 대거 당선까지 불러왔다.

지방선거를 약 50일 앞두고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수습에 책임을 지는 여권에 불리한 블랙홀 이슈지만 아직 야권으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나지는 않고 있어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그 외 다른 눈에 띄는 이슈도 없다. 여야 모두 “천안함 폭침 사건이 덮친 4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더 조용하다”고 입을 모은다.

2010년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현역단체장에 맞선 송영길 이광재 안희정 후보 등 젊은 정치인들이 승리했다. 올해는 새누리당의 남경필 원희룡 권영진 등 50대 개혁 성향의 후보들이 지방자치단체장에 도전한다.

○ 40대 여성 표심 관건


올해 4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50대 이상(41.2%)이 20, 30대 인구(37.0%) 비율을 앞섰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20, 30대(40.9%)와 50대 이상(36.6%) 인구비율과 비교하면 장년층 이상의 유권자가 크게 늘었다.

50대 이상이 주로 보수적 투표 성향을 보이고 투표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여권에 유리한 구도. 새누리당의 2012년 총선, 대선 승리는 50대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

최대 변수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40대의 민심. 세월호 참사로 출렁이고 있으며 사고수습에 미흡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40대 인구는 895만 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61%까지 올랐던 40대의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세월호 참사를 거치면서 5월 첫째 주에 38%까지 빠졌다. 부정적 평가는 28%에서 50%로 급증했다. 여야는 이를 의식한 듯 자녀와 관련된 안전 공약을 앞세워 40대 엄마 표심 공략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관련 대책뿐 아니라 아동학대 근절 대책, 놀이터 폐쇄회로(CC)TV 설치, 어린이 국가 예방접종 확대 등 아동 사회안전망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새정치연합도 교복값 인하 운동을 비롯해 영아 보육시스템과 환경성 호흡기질환 치료 시스템 개선 등 생활 밀착형 민생 공약을 대거 발표했다.

○ 낮은 투표율 예상

지방선거 투표율은 극히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의 관심에 선거가 아예 없다”며 “월드컵 열기에 밀려 역대 최저를 기록한 2002년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2002년 때 48.9%로 가장 낮았고 2010년 투표율은 54.%였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중도 보수층은 무능력한 여권에 실망해 투표를 기권할 수 있고, 야당도 20, 30대 지지층을 투표장에 끌고 나올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일은 연휴로 이어질 수 있어 투표 참여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ditto@donga.com·황승택 기자
#6.4지방선거#투표율#캐스팅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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