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두산 “달구벌서도 기적은 계속된다”

박민우기자 , 이승건기자 입력 2013-10-21 03:00수정 2015-05-2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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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삼성과 패권 다툼
2-1로 앞선 두산의 8회말 공격. LG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했다. 어차피 지면 내일이 없는 상황. 더는 실점 않고 반전을 노리겠다는 의지였다. 이에 두산 김진욱 감독은 선두 타자로 대타 최준석을 내세웠다. 결과는 김진욱 감독의 승리였다. 최준석은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봉중근의 3구째 시속 128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상대의 추격 의지를 가혹하게 꺾어 버린 한 방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3-3으로 맞선 연장 13회초 공격 시작과 함께 최준석을 대타로 기용했고 최준석은 결승 솔로홈런으로 보답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곧바로 오재일이 3루타를 친 뒤 LG 중견수 박용택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았고, 1사 후 3루타를 치고 나간 오재원이 민병헌의 적시타로 다시 득점에 성공했다. 3루 쪽 LG 팬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 팬들의 ‘유광 점퍼’는 네 경기로 올 시즌 소임을 다했다.

두산이 20일 잠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를 5-1로 꺾었다. ‘13년 만의 더그아웃 시리즈’를 3승 1패로 마친 두산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두산이 5번째이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을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두산이 처음이다.

두산은 2회말 2사 1, 2루에서 LG 1루수 김용의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반격에 나선 LG는 7회초 박용택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게 LG의 처음이자 마지막 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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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7회말 LG 선발 우규민의 몸에 맞는 공 2개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이상열의 폭투로 2, 3루의 기회를 잡은 뒤 이종욱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투수의 실책’인 몸에 맞는 공과 폭투가 결승점 헌납의 빌미가 됐다. LG는 이날 두산과 똑같이 8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후속타 불발과 미숙한 주루 플레이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LG는 1차전에서 3루수 정성훈의 실책 2개로 2점을 내줬고, 3차전에서도 실책 3개로 3점을 허용하는 등 잦은 실책과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11년 만의 가을잔치를 초라하게 마쳤다.

두산은 2001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한화)와 플레이오프(현대)를 통과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삼성마저 4승 2패로 누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후 팬들은 두산을 ‘미러클 두산’으로 불렀다. 그해를 마지막으로 정규시즌 1위는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4경기 만에 끝내면서 휴식일이 사흘로 늘었고, 선발 로테이션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4위 두산은 2001년의 가을처럼 다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린다.

▼ 투혼의 승리… 모두가 수훈선수 ▼

▽ 김진욱 두산 감독=모든 여건이 우리에게 불리했지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손시헌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내가 있기에 김재호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선수가 수훈 선수다. 봉중근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을 수 있을지는 예상치 못했다. 7회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버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 파워히터-수비에서 부족함 느껴 ▼

▽김기태 LG 감독=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나올 건 다 나왔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파워히터와 수비 등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다. 몇몇 안 좋은 실책이 나왔지만 선수들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잘해 줬다. 시즌 초반 중하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선수들이 본래 기량보다 더 잘해 줬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큰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다.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승건·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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