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49> 동해안 오징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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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자라 쫄깃쫄깃한 식감 일품
오징어회-물회로 먹어야 제 맛

오징어는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이용되지만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회로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동아일보DB
오징어는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이용되지만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회로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동아일보DB
동해안 오징어잡이가 본격 시작됐다. 아직은 먼바다에서 오징어를 잡지만 점차 연근해 쪽에 어군이 형성되면 동해안 주요 항구 앞 밤바다는 불야성을 이룬다. 오징어채낚기어선의 집어등(集魚燈)이 뿜어내는 강한 불빛 때문이다. 오징어는 불빛을 보고 배 근처로 몰려든다.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8, 9월에 접어들면서 몸집이 커지고 생산량도 늘지만 미식가들은 초여름에 잡힌 덜 자란 오징어의 야들야들한 맛이 일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 볶고 데치고 튀기고…요리법 무궁무진

지난달 30일 오후 강원 속초시 대포항 난전은 싱싱한 횟감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오징어는 꾸준한 인기품목이다. 최근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은 탓에 산오징어 가격은 1만 원에 두 마리 정도로 비싼 편이었다.

동해안 주요 항구에서의 산오징어 가격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얼마나 잡히느냐에 따라 20마리를 1만 원에 사는 ‘운수 좋은 날’도 있지만 한 마리가 1만 원인 날도 있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돼 관광객이 늘면 많이 잡혀도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요즘의 오징어는 일종의 햇음식이다. 겨울 이후 싱싱한 오징어회를 맛보지 못했던 미식가들에게 군침이 도는 시기다. 7월의 오징어는 다 자란 오징어에 비해 크기가 5∼10cm 작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은 훨씬 뛰어나다. 쇠고기로 치면 송아지고기를 먹는 것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오징어는 회나 물회로 먹어야 부드러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오징어 데침은 어른들 술안주로 좋고 마른오징어와 튀김은 어린이 간식으로 제격이다. 여기에다 볶음, 찜, 무침, 젓갈로도 맛이 뛰어나고 짬뽕, 해물전, 불고기, 순대, 덮밥 등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속초시 관광안내소에 근무하는 김은주 씨는 “비릿한 맛이 싫어 다른 생선회는 잘 못 먹는 편인데 오징어는 비릿함이 적고 부드러워 매우 좋아하는 편”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오징어회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


오징어는 우리 국민에게 매우 친숙한 수산물이다. 농림수산식품통계연보에 따르면 2011년 오징어 어획량은 17만1613t으로 멸치류 29만여 t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잡혔다. 고등어 13만8729t보다도 23.7%나 많다. 흔하기 때문에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지만 몸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피로 해소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100g당 300mg 이상 함유돼 있다. 마른오징어 표면에 묻어있는 흰 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다. 또 치매를 예방하거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DHA, EPS 성분이 포함돼 있다. 오징어뼈는 예부터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소화기질환이나 지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강원 강릉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 씨(52)는 “동해안에 오셔서 회를 드시는 분들에게 갓 잡아 올린 오징어는 기본적으로 맛보아야 할 횟감”이라며 “오징어가 많이 잡혀 가격이 쌀 때는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동해안 지역에서는 오징어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사청년회가 주관하는 ‘장사항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가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또 다음 달 5∼7일 경북 울릉군 저동항에서 ‘울릉도 오징어축제’가, 9월 14, 15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동해 오징어축제’가 이어진다.

속초=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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