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통영 인공폭포 물 퍼내고 ‘행운의 동전’ 100만원 싹쓸이

고교 자퇴생 등 10대 4명 덜미

23일 0시 10분경 경남 통영시 미륵산(해발 461m)의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상부역사 인공폭포. 손전등을 켠 채 등산로를 이용해 이곳에 도착한 고교생 김모 군(17)과 자퇴생 이모 군(18) 등 4명은 곡괭이로 인공폭포 벽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이들은 청소년 보호기관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로 가로 2m, 세로 5m, 깊이 1m인 인공폭포의 물을 빼내기 위해 뭉쳤다.

비너스상 주변에 쌓여 있는 ‘행운의 동전’을 훔치기 위한 것. 이들은 물이 잘 빠지지 않자 인근 보관소에 있는 양수기를 돌리고 바가지로 물을 퍼냈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인공폭포 바닥에 수북이 쌓인 동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100여만 원 상당의 동전을 가방 2개에 나눠 담았다. 그러고는 산을 내려와 시내의 한 모텔에서 이물질이 묻은 동전을 닦은 뒤 이튿날 2명씩 조를 나눠 지폐로 교환하러 나섰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통영관광공사의 주거래 은행인 농협을 찾으면서 꼬리가 잡혔다. 통영관광공사가 ‘동전 분실’을 미리 알려 놓았던 것. 경찰은 농협 직원의 신고로 김 군 등 2명을 붙잡았다. 이들이 갖고 있던 34만6000원도 회수했다.

25일 PC방에서 잡힌 이 군 등 2명은 “용돈이 없어 동전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통영관광공사 강모 팀장은 “낮 시간에 고교생이 비너스상 위의 동전을 가져가다 적발된 적은 있었지만 야간에 동전을 싹쓸이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로 김 군 등 2명을 조사 중이며 이 군 등 2명은 창원보호관찰소로 인계했다.

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