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도로교통연구소 수석본부장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2일 03시 00분


“스웨덴의 교통안전 정책은 사고 방지보다 부상 방지에 중점을 두지요. 도로 곳곳에 완충장치를 만들어 둔다는 생각으로 시민과 함께 정책을 만듭니다.”

닐스 페테르 그레스예르센(·63·사진) 스웨덴 국립도로교통연구소(VTI) 수석연구본부장은 21일 오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를 큰 사고로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웨덴은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적은 나라다. 한국은 사망자 수 11.3명으로 꼴찌. VTI는 스웨덴 교통정책 연구의 핵심 기관으로 그레스예르센 본부장은 교통안전공단과 교통안전분야 학술연구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의 자동차 중심 교통문화를 우려했다. 그는 “사람이 많은 도심에서도 자동차는 매우 빠르게 달리고 그에 비해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를 보호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웨덴은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인 같은 교통약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교통체계를 계획하는데 한국은 차량 위주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스웨덴은 1997년 10월 도로교통안전법안(비전제로·Vision Zero)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스웨덴 도로교통시스템 내에서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1.0명 미만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법안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의회와 정부뿐 아니라 기업, 시민단체, 운송노조 등이 협력하고 있다. 그는 “스웨덴 교통정책의 최종 목표는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위험(사망이나 중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도로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회사는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도 보호하는 안전성 높은 차를 만들고 운송노조에서는 안전교육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등 사회 전 구성원이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스웨덴 자동차회사인 볼보는 차량 운전자가 다치거나 죽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에 보행자가 희생되지 않도록 사고 전에 사람을 감지해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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