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면주가 해명 “밀어내기? 대리점주 스스로 목숨 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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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5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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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와 비슷한 형태의 ‘갑의 횡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는 전통술 제조업체 배상면주가의 밀어내기 의혹이 불거졌다.

인천 삼산 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0분경 인천 부평동에 위치한 배상면주가 대리점 술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점주 이모(44) 씨를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본사의 제품 강매와 빚 독촉에 대한 회의감을 토로하는 등의 유서를 남겼다.

이 씨는 유서에서 “남양유업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권리금 5000만 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며 “남는 건 본사의 여전한 밀어내기”라고 비난했다.

이 씨는 2003년 대리점을 운영해 2010년부터 막걸리 판매를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신제품 판매를 위해 운송수단 3대 등을 구입했지만 판매실적이 좋지 않아 빚이 불어난 것으로 지인들은 파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제품과 달리 주류는 밀어내기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유통에는 정부가 개입해 투명하게 이뤄진다”며 “대리점들이 주류가 필요할 경우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얻는 자율 발주 형식이기 때문에 밀어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건과 관련해 배상면주가는 이 씨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3년전 집안사정이 어려워진 이 씨가 산사춘을 6000만 원 규모를 한꺼번에 받아갔다”며 “돈이 없다고 해 채권을 잡고 제품을 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밀어내기 횡포는 없었다”며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본사를 비롯해 여러 군데서 진 빚이 커져 스스로 감당해 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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