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등록금 수준 이미 낮은데 억울”… 세종대 “예체능계 빼면 취업률 62.6%”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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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대학들 거센 반발

정부가 재정지원 제한 대상으로 선정한 대학들은 부실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 명예가 실추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 진행 중인 수시모집이 더 큰 문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서울의 A사립대 관계자는 “그야말로 치명타를 입었다. 학생들의 지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특히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된 올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 발표에 더욱 관심이 많아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명단에 포함된 대학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대는 “평가 자체가 합리적으로 수행됐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경쟁력은 교육역량, 연구, 국제화를 종합평가해야 하는데 소수 지표만으로 나온 결과를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말. 이미 등록금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해당연도 등록금 인하율이 낮다는 이유로 부실 대학으로 모는 평가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대 역시 등록금 인하율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는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장학금을 84억 원이나 늘린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학과 비중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부분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예체능계 비율이 15%에 달해 취업률 산정에서 불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체능계를 제외하면 취업률이 62.6%까지 올라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국대(경주캠퍼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평가결과 하위 15%에 들지 않았지만 취업률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됐기 때문. 대학 측은 “취업률 허위공시는 취업자 출근 상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해 생긴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8개 평가 지표 모두 우수하다. 부실 대학이 아닌데 이런 식으로 발표되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권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의 일정 비율을 수도권 대학에 강제 할당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방대보다 점수가 높은데도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으니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2년 연속 명단에 들어간 13곳의 충격은 더 컸다. 이들 대학의 관계자는 “나름대로 취업률을 높이고 개혁도 단행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다들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일부 대학은 바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세종대와 동국대는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에 이의신청을 했다. 국민대는 “교육 여건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한편 부족한 부분은 대폭 개선하겠다”고 했다. 동국대는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부실대학이 아니라는 부분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취업률도 정확하게 공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대학#재정지원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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