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eye]볼트보다 빠른 택시 미터기… 1시간에 23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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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0엔(약 13만 원)을 내랍니다. 헉∼ 소리가 저절로 났습니다. 택시 한 번 탔을 뿐인데…. 김포∼제주 간 편도 항공료보다 비쌌습니다. 올 초 일본 오키나와에 국내 프로야구 전지훈련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LG 훈련 캠프까지 가는 버스는 몇 시간에 한 대꼴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습니다. 50분가량 달린 뒤 태어나 가장 비싼 택시 요금을 치러야 했습니다.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고 가방까지 친절하게 내려주던 택시 운전사의 밝은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몇 달 후 ‘신기록’이 깨졌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교통비가 비싸다는 영국 런던에서였습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런던 올림픽 취재차 21일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런던의 택시비가 비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올림픽 파크 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대회 운영위원회 직원과 미팅 약속을 해뒀기에 서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취재팀이 가져온 짐도 한 꾸러미였지요.

문제는 런던 서쪽에 위치한 히스로 공항에서 동북쪽에 있는 올림픽 파크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 비유하자면 인천공항에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정도의 거리(국내 예상 택시요금 5만3800원)였습니다.

런던의 명물 ‘블랙캡’은 넓고 쾌적했습니다. 운전사는 친절했고, 그 많은 짐을 싣고도 운전사를 포함해 5명의 인원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었습니다. 블랙캡은 씽씽 달렸습니다. 걱정했던 런던의 교통 체증도 생각보단 심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요금도 2.40파운드(약 4300원)로 만만해 보였지요.

하지만 미터기는 왜 그리 빨리 올라가는 걸까요. 요금이 60파운드(약 10만7000원)를 넘길 무렵 “얼마나 더 가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반도 못 왔다”였지요. 결국 1시간 남짓에 택시비는 130파운드(약 23만2800원)가 나왔습니다. 잘만 하면 한국에서 일본도 다녀올 수 있는 국제선 항공권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큰 부담 없이 택시를 탈 수 있는 한국이 벌써부터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채널A 영상] 런던 올림픽 놓치지 말아야 할 ‘빅매치 베스트 4’

런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런던 올림픽#택시 미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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