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받은 박근혜 “5·16, 나처럼 생각하면 다 잘못된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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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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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피한 선택’ 발언 논란 2라운드

전방부대 찾아… 격려의 포옹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18일 강원 철원군의 전방 철책근무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안아주고 있다. 철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전방부대 찾아… 격려의 포옹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18일 강원 철원군의 전방 철책근무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안아주고 있다. 철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18일 5·16군사정변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두고 야권 등의 비판이 쏟아지는 데 대해 “저처럼 생각하는 모든 국민들이 아주 잘못된 사람들이냐”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박 의원은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5·16군사정변에 대해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가 당내 비박(비박근혜) 주자들과 야권으로부터 “퇴행적 역사관을 가졌다”며 강하게 공격받았다.

박 의원은 18일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 의원의 5·16 발언을 두고 비상식적인 발언이었다고 비판한다”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정치권에서 국민의 삶을 챙길 일도 많은데 계속 역사논쟁을 할 거냐”며 반격했다.

그는 “저같이 생각하는 분도 많이 계시고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며 “그건 역사에 맡겨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5·16군사정변에 대한 메시지는 세 가지라고 캠프 핵심 의원은 전했다. 이는 5·16군사정변이 방법은 일부 잘못된 측면이 있지만 이후 이뤄놓은 성과까지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 본인의 역사관을 국민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5·16군사정변을 비판하는 세력도 하나의 의견으로 인정하겠다는 점, 5·16군사정변은 이미 발생한 역사적 사실이니 더는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이라는 것.

그러나 야당의 공세는 사흘째 계속됐다. 민주통합당 김한길 최고위원은 이날 인천 서구 연희동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건설현장 사무소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러시아 독재자 스탈린의 딸이었던 스베틀라나는 ‘아버지는 독재자였고 딸로서 침묵한 나도 공범자다. 이제 아버지는 세상에 없으니 내가 그 잘못을 안고 가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 발언은 스베틀라나가 1967년 ‘적국’이었던 미국에 망명해 소련과 스탈린, 공산주의 체제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2004년 8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이재오 의원도 박근혜 당시 대표를 비판하며 스베틀라나의 발언을 인용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캠프 관계자는 “독일의 히틀러처럼 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역사에 낙인찍힌 소련의 스탈린과 박정희 대통령을 비교하는 게 맞느냐”며 황당해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철원에 있는 3사단 전방부대를 방문해 안보 상황을 점검하면서 장병들을 안아주고 격려했다. 박 의원은 DMZ 생태평화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역사의 아픔과 상처를 상징하는 DMZ를 생태, 생명, 평화의 공원으로 바꾸는 노력에 기대가 크고 저도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가 체결한 10·4정상선언 이행 문제에 대해서는 “역대 정권의 7·4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은 기본적으로 다 지켜져야 한다”며 “그것도 못 지키면서 새로운 약속을 해서 신뢰를 쌓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0·4선언 같은 경우는 이행에 있어 재정이 많이 소요되고 국회 동의도 받아야 하고 민간이 할 일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합의한 걸 지킨다는 틀은 우리가 (약속)하지만 세부적인 것은 여러 가지 동의도 받고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원=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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