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내 아내의 모든 것’ 이선균 “성기는 신(神)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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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5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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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이죠. 한 마디로”

배우 이선균(37)은 자신의 캐릭터를 그렇게 표현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잔소리쟁이 아내인 연정인(임수정 분)에게 질려버려 희대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 분)에게 아내를 유혹해달라는 이상한 요청을 하는 남편 두현 역을 맡은 이선균을 만났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개봉 일주일 만에 100만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며 한국영화의 붐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고요. 임수정씨, 류승룡씨를 처음 만났지만 워낙 좋아했던 배우들이라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었고, 민규동 감독님과도 함께 해보고 싶었어요. 전작 ‘화차’가 좀 어두워서 가볍고 재밌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모든 게 딱 맞아떨어졌죠.”

- 아내로 나온 정인이 캐릭터는 좀 독특한 것 같다.

“안타깝죠. 겉으로 보기엔, 말 많고 피곤하고 조울증도 있어 보이는 것 같잖아요. 코믹하고 독하게 보일 순 있지만 속은 여린 불쌍한 사람이죠. 일방적인 소통의 문제인 것 같아요. 두현이는 남의 말 잘 안 듣잖아요. 두현이가 이혼의 '이'자도 못 꺼내는 이유는 여린 정인이가 상처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는 거죠.”

- ‘카사노바’ 성기 역을 하고 싶은 맘은 없었나?

“그런 캐릭터는 어느 배우나 욕심을 내겠죠. 기존 한국 영화에서 못 본 캐릭터잖아요. 승룡형이 너무 잘 하셨죠. 리딩때부터 류승룡보다 잘 할 배우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 성기와의 뽀뽀신, 연습은 어떻게 했나?

“따로 연습하진 않았어요. 류승룡씨와는 정말 ‘아’ 하면 ‘어’하는 연기를 했다고 할까? 대본이라는 큰 틀 안에 즉흥적으로 하게 된 거죠. 류승룡씨와 대부분 장면이 즉흥연기였어요. 둘이 맞추다보니 만화같이 과장되고 재밌었어요. 영화가 더 풍부해졌죠.”

- 두현이를 연기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정인’과 ‘성기’의 캐릭터가 강하다보니, 저도 오버해서 연기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가장 현실감 있는 인물이 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성기와는 좀 웃기게, 정인이와는 약간 정극처럼 연기하면서 둘을 잘 연결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이선균이라면, 정인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근데 두현이가 못난 놈이지만 이해는 가요. 어떤 기자분이 ‘현실감 없이 왜 ‘이혼하자’는 말을 못하냐’라고 하셨다. 사실 그것을 가지고 민 감독님과 이야기도 해봤는데 결국 정인한테 상처를 줄까봐 두려운 거겠죠.”

- 영화에서 두현이는 ‘기러기 생활’을 꿈꾸는데, 남자들은 그런 심리가 있는 거 같다.

“맞아요.(웃음) 특히 두현이는 싸우기 싫으니까 더 그렇죠. 회피하고 싶으니까. 남자들은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고 부인들은 남편들이 빨리 들어오길 바라고. 결국 ‘안과 밖’의 싸움인 것 같아요. 부부가 생각하는 활동범위가 다르니까 싸우기도 하고 그렇죠. 이걸 공감해보시며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정인이와 성기의 로맨스 장면이 많았다. 부럽진 않았나?

“질투 나죠. 영화에서도 훔쳐보잖아요. 둘이 프랑스 영화 찍고 있더라고요.”

- 영화 마지막에선 정인이도 성장을 하지만, 두현이도 성장을 한다.

“두현이도 노력을 하잖아요. 자유를 그렇게 갈망했는데…어떻게 보면 성기가 신(神)과 같은 존재예요.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정인이와 두현이가 서로에게 상처받았던 맘을 치유해주고 가잖아요. 저도 영화 보면서 알았어요.”

- 영화를 찍으며 실제 부부생활에서 노력할 점이 보이던가?

“그럼요. 제가 지금 결혼한 지 3년이 됐는데 부부라는 건 같이 있지만 정말 외로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로 행복하자고 함께 한 건데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도 노력해야죠.”

- 영화가 재밌어서 입소문이 많이 날 것 같다.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하는지?

“우리 영화도 분명한 색이 있어서 재밌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300만? 전작 ‘화차’가 반응이 좋아서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대해 흥행 부담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작품마다 잘 되면 좋죠.”

-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한마디

“날도 좋은데 재미있게 유쾌하게 영화 보셨으면 좋겠고요. 지금 현재 권태기를 느끼는 부부나 커플들이 보면 좋으실 것 같네요. 영화를 보고 극장 밖으로 나가실 때 처음 느꼈던 설렘을 느끼시면서 손잡으시고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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