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47곳에서 경선을 실시한 새누리당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15개 지역구 중 7곳에서 경선을 벌인 경북에서는 불복 사례가 속출했다. 심학봉 전 지식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김성조 의원(구미갑)이 21일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김종태 전 국군기무사령관에게 패한 성윤환 의원(상주)도 탈당했다. 장윤석 의원(영주)에게 패한 김엽 후보와 정희수 의원(영천)에게 진 김경원 후보, 이한성 의원(문경-예천)에게 밀린 김수철 후보 등도 탈당계를 냈다.
민주통합당 조배숙 의원(전북 익산을)도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민주당에 탈당계를 내고 2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전정희 후보에게 277점을 앞서고도 전 후보가 여성 정치신인에게 주는 가산점 20%를 받아 결국 패했다.
그나마 각 정당은 후보 등록 기간(22, 23일)에는 탈당하거나 정당을 옮겨 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규정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선 탈락 후보들의 대규모 탈당 사태는 피한 것이다.
경선에서 이긴 후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경선을 치르느라 돈은 돈대로 쓰고, 흠집은 흠집대로 났는데 이제 와서 경선이 별 의미가 없고 탈락 후보도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온갖 가산점을 부여한 중앙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가산점이 남발되면 경선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선관위의 주장과 “정치신인과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넓히기 위해서는 가산점제도가 불가피하다”는 제도권 밖의 요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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